OECD 중산층 기준은 전 국민을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 즉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50∼150%인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50% 미만은 빈곤층이고, 150% 이상은 상류층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중위소득은 4인가족 기준으로 4천만원 정도에서 통계상으로는 2천만원에서 6천만원 구간이면 중산층에 해당된다. 정부가 세제개편안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중산층의 세부담을 늘리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제시한 세부담 증가 기준선이 5,500만원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연봉 7,8천만원이 넘어도 가계빚에다 아이들 교육비다 해서 이것저것 빼고나면 정말 저축할 돈도 없는데 무슨 중산층이냐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 기준이라면 이 사람들은 당연히 고소득층이다. 그런데 왜 이런 심리적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우리나라에서 OECD기준으로 중산층에 속하는 응답자의 54.9%가 자신은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층이면서도 중산층이 아닌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연구원측은 일단, 사회복지 시스템이 안정돼 있는 서구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계빚이 많고, 사교육비 지출이 과다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가계빚을 갚고 아이들 사교육비로 쓰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소득이 늘어도 정신적인 여유를 갖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시 중산층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 되면서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 집단". 핵심은 소득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다. 그래서 최근 학계에서는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동산 소유여부와 직업적 안정성 등의 변수가 포함된 중산층 지수를 계발중이라고 한다. 결국, 국민들은 체감 중산층을 얘기하고 있는데, 정부는 통계상의 중산층만을 고집하는 데서 반발이 커지는 것이다. 정부도 이를 모르는 바 아니다. 마땅히 대체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통계적 수치에 매몰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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