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사회민주당(SPD) 소속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위협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당시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 독일 법무장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할 정도로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독일과 미국의 갈등은 첨예했다.
그러나 결국 슈뢰더 총리의 판단은 그해 9월 총선에서 사민당-녹색당의 적녹 연정을 재집권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현재 독일에서 총선을 4주 앞두고 중동 사태가 다시 변수로 떠올랐다.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부를 겨냥한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당면 관심사다.
메르켈은 그의 전임자인 슈뢰더가 이라크 사태와 거리를 둔 것과 달리 시리아 사태에 적극적인 개입을 시사했다.
메르켈은 26일 "알려진 것처럼 가스를 대량으로 사용했다면 금기를 깬 것이다. 책임이 뒤따라야 하고 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이 전했다.
귀도 베르터벨레 외무장관은 "반문명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응징에 동참할 의사를 직접적으로 내보였다.
그는 "화학 무기 사용이 확인된다면 국제사회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대응에 나설 경우 독일은 이를 지지하는 쪽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22일 총선에서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야당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리아 문제를 놓고 메르켈 정부와 대척점에 서겠다는 태세를 보였다.
페어 슈타인브뤽 사민당 총리 후보는 26일 지방지 쥐트도이체 프레세에 "시리아 상황을 둘러싼 혼란을 고려할 때 군사개입에 관한 논의에는 신중할 것을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녹색당의 공동 당수인 클라우디아 로트는 슈피겔 온라인에 "우리는 군사 개입이 시리아 사태를 끝내거나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정부가 시리아 사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2년전 리비아 사태 때의 학습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2011년 3월 나토의 리비아 공습 결정 표결에서 독일은 기권하며 중립을 지켰다. 이런 결정을 내린 당사자인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독일 내에서 사퇴압박을 거세게 받는등 궁지에 몰렸고 그가 속한 자유민주당(FDP)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슈피겔은 내달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의 보수당들이 지지율이 크게 앞서는 국면을 즐기고 있지만, 중동 문제가 더욱 달궈지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연합뉴스)
美 시리아 공격 시 동참할까…독일 총선 변수 부상
2002년 이라크戰 반대한 슈뢰더 정부 총선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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