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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기록 제조기' 리디아 고, 출전 대회마다 새 역사

11살 때 뉴질랜드 대회 평정한 골프 천재

[취재파일] '기록 제조기' 리디아 고, 출전 대회마다 새 역사
16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미국 LPGA투어 캐나다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여자골프의 역사를 또 새로 썼습니다. 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아마추어 신분으로 2승을 거둔 선수로 기록된 것입니다.

리디아 고의 한국 이름은 고보경입니다. 1997년 4월 24일 서울에서 태어나 5살때 골프채를 잡았고 재능을 알아 본 부모는 딸의 천재성을 키워주기 위해 2003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아버지 고흥길씨와 어머니 현봉숙씨의 고향은 모두 제주도 입니다.

리디아 고는 지난 2008년 11살 때 뉴질랜드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를 우승하면서 일찌감치 '천재 골프소녀'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 와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늘 그림자 처럼 따라다녔습니다. 그 만큼 출전하는 대회마다 많은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죠.

리디아 고는 지난해 1월, 14세 9개월 5일의 나이로 호주여자골프 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세계 남녀 프로골프를 통틀어 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기록은 올 해 7월, 14세 2개월여만에 남자 대회 아세안 PGA투어 싱하 후아힌오픈에서 우승한 태국의 파차라 콩왓마이에 의해 깨졌습니다.)

또 같은 해 US여자 아마추어선수권과 호주 아마추어 여자골프 선수권을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같은 해 캐나다 밴쿠버골프장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CN 캐나다 여자 오픈에서는 15세 4개월의 나이에 챔피언에 올라 LPGA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딱 1년 만에 다시 같은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도 함께 세웠습니다.

리디아 고는 올 해 2월에는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 우승으로 유럽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도 최연소 우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리디아 고는 만 16세 4개월이 조금 지난 사춘기 소녀입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투어에서 2승,유럽과 호주여자프로골프에서 각 1승씩 더해 벌써 프로 4승을 올렸습니다.

아마추어이 신분이기 때문에 그동안 상금은 한 푼도 받지 않았지만 만약 지금까지 출전한 프로대회에서 순위에 따라 상금을 모두 받았다면 총 상금액이 97만 달러,우리 돈 10억 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리디아 고는 이번 캐나다오픈 대회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프로 전향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부모님이랑 뉴질랜드 골프 관계자들과 잘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신중하게 대답했습니다. "16살은 아직 그런 결정을 하기에는 어린 나이"라며, "프로가 된다면 매 샷이 돈으로 계산되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인 만큼 신중하게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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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박세리 선수가 US오픈에서 처음 우승할 때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면서 "한국 선수들로부터 영감을 받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디아 고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출전한 적이 없습니다. 올해도 다음 달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출전한 이후 뉴질랜드로 돌아가 학교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국내 대회 출전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우승 기록은 모두 여섯번인데 그 가운데 두 번을 리디아 고가 이뤄냈습니다. 프로 대회에 처음 출전한 2010년 뉴질랜드 여자오픈부터 이번 대회까지 24개 프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 탈락을 하지 않을 만큼 꾸준한 실력을 이어갔습니다. 아마추어 랭킹은 단연 세계 1위이고 프로를 포함한 세계 랭킹도 19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라 '프로 잡는 아마'의 명성을 이어갔습니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우승자와 상위권 입상 선수들만 출전하는 LPGA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타이틀홀더스 출전권도 따냈습니다.

최근엔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주는 매코맥 메달을 받았습니다. 매코맥 메달은 해마다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낸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는 것으로 리디아 고는 이 메달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출전 대회마다 세계 여자골프의 역사를 새로 써 가고 있는 한국계 소녀의 무서운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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