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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없는데 삭제도 안 되는 '앱'…제조사 상술?

<앵커>

요즘 스마트폰에는 구입할 때부터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수십 개나 됩니다. 이 앱들이 하루 종일 작동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떨어뜨리고, 배터리도 빨리 소모시킵니다. 사용하지 않은건 없애고 싶은데, 삭제도 안됩니다.

이렇게 만들어놓은 이유가 과연 뭘까요?

김수형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전자가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4입니다.

구입할 때 이미 제조사가 31개의 앱을 깔아놨고, 구글이 16개, 통신사별로 20개 정도를 깔았기 때문에 기본 앱만 60여 개나 됩니다.

LG 전자의 옵티머스G프로도 기본 앱이 역시 70개를 훌쩍 넘습니다.

강제로 실행을 종료하더라도 상관없이 계속 작동되는 기본 앱도 40여 개나 됩니다.

이런 기본 앱들은 메모리 용량을 차지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현저하게 떨어뜨립니다.

하루 종일 앱이 가동되는 만큼 배터리도 빨리 소모됩니다.

게다가 기본 앱을 자동 업데이트 되도록 설정해 놓을 경우 자신도 모르게 데이터 사용 한도를 초과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본 탑재 앱은 삭제조차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삭제 버튼이 없는데다 사용 안 함 버튼을 누르려 해도 오류가 난다는 경고가 뜹니다.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해킹해 사용하지 않는 기본 앱을 지우는 실정입니다.

[이규혁/대학생 프로그래머 : 기본 탑재 애플리케이션이 계속 실행이 되어 있으니까 이걸 끌 수도 없고, 강제로 삭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루팅도 하고.]

그러나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에게 기본 앱 삭제 권한을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하는데, 이것을 삭제하게 되면 통신사·제조사별로 제품 차별화가 힘들게 됩니다.]

[박대출/새누리당 의원 : 지워지지도 않는 기본 탑재 앱이 스마트폰에 무더기로 장착돼 있다는 것은 제조사, 통신사들이 상술로 앱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기본 앱을 수십 개 탑재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단말기 비용 이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탑재된 기본 앱 가운데 원하지 않는 앱은 소비자가 삭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홍종수,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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