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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에어컨 켜고 장시간 운전…"과하면 졸려요"

<앵커>
 
요즘 같이 날씨에 오랜 시간 운전하실 일 있다면, 덥다고 에어컨에 너무 의존하시면 안 됩니다. 산소 부족 때문에 졸음운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트레일러가 비틀거리듯 차선을 넘나듭니다.

이 승용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더니 한 바퀴를 구른 뒤에야 멈춰 섭니다.

두 사고의 원인은 졸음운전.

운전자들은 공통으로 에어컨을 켜놓고 장시간 운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운전자가 많습니다.

[졸음운전 사고 사례자 : (에어컨을 틀어서) 공기가 탁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장시간 운전했어요. 아예 졸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알았다면 그렇게 사고를 안 냈겠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험해봤습니다.

성인 4명이 승용차에 탄 뒤 문을 모두 닫고 에어컨을 켰습니다.

3분 뒤,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1천 ppm을 넘어섭니다.

22분이 지나자, 이 기계로 잴 수 있는 한계치인 5천 ppm까지 오릅니다.

환경부가 권고하는 고속버스 내부 이산화탄소 농도 2천 ppm을 훌쩍 뛰어넘은 겁니다.

[김기현/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 : 이산화탄소가 그렇게 많아졌다는 건, 산소가 반으로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산소가 부족한 상태인 것처럼, 어지러운 그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5천 ppm인 환경에서 1시간가량 운전할 경우, 운전자의 집중력이 떨어져 차량 제동거리가 약 30%가량 길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에어컨 때문에 쾌적하다고 느껴서 이산화탄소 증가를 운전자가 느끼지 못한단 겁니다.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외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연구가 이미 상당히 진행돼서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외부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자동적으로 환기가 되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창문을 한 번만 내렸다 올리거나 외부 순환 공기장치를 5분만 열어줘도, 차량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환경부 권고 기준치인 2천 ppm 아래로 떨어집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이승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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