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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슬아슬' 곡예청소…청소 미화원의 일상

[취재파일] '아슬아슬' 곡예청소…청소 미화원의 일상

논란이 된 사진 한 장 
지난 6월 3일, 페이스 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를 휩쓸고 간 사진 한 장. 서울 이촌역 높은 난간에 올라가 아슬아슬 하게 청소하는 미화원.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이 일자 고용노동부가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청소업체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고, 이촌역 난간에는 올라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생겼습니다. 이촌역의 관리자인 코레일도 청소 미화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그들의 일상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구었던 그 일 이후, 높은 곳에 올라가 청소를 하는 미화원들의 삶은 과연 달라졌을까요? 경기도의 한 기차역에서 청소 미화원들이 여전히 위험하게 청소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하고, 찾아가봤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다들 청소도구를 가지고 역사 곳곳을 청소했지만 안전장비는 없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의 난간을 청소할 때도 마찬가지. 실제 취재진이 높이를 측정해보니 3m 80cm나 됐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높이가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근무 할 때 안전대 등을 설치하도록 되어있지만, 법은 법일 뿐이었습니다.

노유진

저희 책임 아닙니다.
취재진이 역사무실에 들어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역장은 동영상을 보더니 자신들이 관리하는 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역들이 많아 구별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직접 찍은 동영상이라고 밝히고 나서야, ‘그럴 리가 없는데...’만 반복했습니다. 곧 이어 코레일에서 여러 역을 관리한다는 그룹장이 왔고, 역이 맞는 것 같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책임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청소에 관해서는 하청업체에 도급을 줬기 때문에, 미화원들의 안전문제 역시 모두 하청업체 책임이란 겁니다.

정말, 모든 책임은 하청업체에 있나?
코레일의 말이 맞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역을 청소하는 청소 미화원의 안전은 모두 하청업체 책임입니다. 실제 이촌역 사진 파문 때도 조사는 하청업체만 받았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어딘지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미화원이 청소하는 위험한 장소 자체가 코레일이 지은 역사고, 미화원들의 근무 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도 코레일인데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겁니다. 실제 대부분의 원청업체에서는 하청업체에 ‘안전장비를 착용하도록 지시했다’ 는 말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그러나 정말 근로자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었는지는 또 다른 말입니다.

위험에 내몰린 그들, 안전하게 작업하기 위해서
지난 1월 일어난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기억 하실 겁니다. 당시에도 원청업체인 삼성전자가 안전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로 논란이 됐습니다. 그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29조 5항이 신설 됐습니다.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경우, 하청업체 근로자의 안전관리 책임이 원청업체에도 있다는 내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법 개정이 우리사회의 ‘위험한 노동’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임소재가 분명해 지면, 현재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의 안전협의체 등이 활성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하게 일하고 계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해결책이 없다고 해도, 우리 사회가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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