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휴가지에서 특별성명을 통해 이집트 군부의 시위대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이집트와의 합동군사훈련 취소를 발표하는 등 이집트 사태에 대한 대응조치를 내놓았지만 국내외 반응은 차갑다.
특히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펼쳐온 미국의 이집트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이 이번 사태를 통해 체감적으로 드러났다는 비판이 퍼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성명을 통해 "민간인들이 거리에서 죽고 인권이 후퇴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전통적 협력은 평소 때처럼 계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도 이집트 국민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 선출한 마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군부가 축출한 것을 '쿠데타'로 규정하지 않았고, 이집트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집트의 미래를 결정할 수없다. 이는 이집트 국민이 해야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2009년 취임이후 굵직굵직한 중동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가급적 직접적 개입을 자제해온 오바마 대통령의 평소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최악의 참사를 맞이하고도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응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더 많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 컬럼니스트인 제니퍼 루빈은 16일 '앞뒤 안맞는 오바마의 이집트 대처'라는 글에서 오바마의 이집트 정책은 모순 투성이라고 비판했다.
루빈은 "오바마는 한때 무르시 대통령을 확고하게 지지했다. 그리고 지금은 무르시를 몰아낸 군부가 이집트인 500여명을 살상해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면서 "오직 이집트를 장악한 세력이라면 누구든 지지하는 그에게 리더십이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별성명을 통해 유혈사태를 일으킨 이집트 군부를 규탄했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취해온 행보를 볼 때 과연 이집트 군부가 '뒤늦은 대응'을 하고 나선 미국을 의식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미국 언론과 중동 전문가들은 오바마 2기의 외교정책을 실무적으로 책임진 존 케리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주어진 외교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적절한 정책을 구사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내 비난여론을 부채질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한가롭게 고급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이다.
그는 7분간의 특별성명을 읽고는 퇴장해서 곧바로 또다시 골프를 쳤다.
(워싱턴=연합뉴스)
'뒤늦은 규탄·골프' 오바마 이집트 대응 논란
규탄성명 읽고 곧바로 골프…"앞뒤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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