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이집트 유혈사태를 연일 맹비난한데 대해 이집트가 내정간섭이라며 발끈하면서 양국 간의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숨진 이집트 국민 모두의 고통을 깊게 느끼고 있다"며 "이집트에 일어난 모든 일은 이슬람권과 아랍권의 수치"라고 말했다.
이는 "무장한 군인이 시위를 벌이던 시민을 제압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이집트가 시리아와 비슷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한 전날의 발언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간 것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역시 전날 이례적으로 장문의 성명을 내고 유엔과 아랍연맹 등 국제사회가 나서 이집트의 참사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민간인에 무력을 사용한 것은 "중대한 범죄"라며 군부를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터키는 이집트에 주재한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등 다른 국가보다 유혈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이집트는 터키 정부의 성명과 조치들은 심각한 내정간섭이라며 터키 주재 자국 대사 소환과 합동훈련 취소 통보로 대응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터키 정부의 명백한 내정간섭에 항의하고자 10월로 예정된 양국 해군의 합동 훈련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귤 대통령은 "터키의 경고는 내정간섭이 아니라 친구로서의 슬픔을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휴세인 아브니 보트살르 이집트 주재 터키 대사도 이날 이스탄불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집트가 이런 고통을 다시 겪지 않고 속히 민간정부가 민주적 절차를 밟기를 바라는 것이 터키 정부의 견해"이라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할 당시에도 쿠데타라며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슬람에 뿌리를 둔 터키 집권당 정의개발당(AKP)은 무르시 정권의 기반인 무슬림형제단과 매우 가까웠으나 무르시 축출로 들어선 과도정부와는 긴장 관계를 조성했다.
이날 터키 이스탄불의 이슬람사원에서는 이집트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도회가 열렸으며 앙카라에서는 수백명이 미국대사관 앞 이슬람사원에 모여 이집트대사관 앞까지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스탄불=연합뉴스)
이집트-터키 '내정간섭' 공방…양국관계 악화일로
터키, 이집트 주재 대사 소환…이집트 "합동훈련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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