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기 불황에 시달리다 보니 아파도 병원에 안 가고 참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국 경영난을 못 이겨서 문을 닫는 병원과 의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83살의 김상철 할아버지.
6달 전 엄지발가락을 다쳐 며칠 병원 치료를 받다 중단한 뒤 최근 염증이 재발했습니다.
병원비 아끼려다 병을 키운 겁니다.
[김상철/서울 신정동 : 병원에 자주 가게 되면 그만큼 부담이 크잖아요. 개인의 소득에 비해서 감당할 수 있느냐, 절대 안 되죠 그건.]
아이가 아플 때는 병원으로 달려가면서도 자신이 아플 땐 참고 버티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이정숙/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 지금 팔이 좀 안 좋긴 한데 좀 많이 참다가 그러다가 정 너무 아프면 그때 가죠. 애기 아플 때는 바로바로 당연히 가는 거고….]
팍팍한 살림살이에 한 푼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종합 병원의 경우 1분기 외래와 입원을 합친 환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3.5% 줄었고, 규모가 작은 의원은 6%나 감소했습니다.
경영난 때문에 문을 닫은 동네 의원 숫자가 2010년부터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오늘(16일) 폐업 안내문을 내붙였습니다.
[근처 약국 : (영업이) 잘 안되셔서 (계약 기간) 만기도 됐고 해서 그만두시는 거예요.]
인터넷에는 병원을 넘기겠다는 매물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대형 병원들도 경비 절감과 토요 진료 확대와 같은 경영난 타개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재헌/무상의료 운동본부 사무국장 :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본인이 부담해야 되는 부분들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병원 이용은 쉽지가 않을 것이고….]
오랜 경기 침체는 서민들의 건강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박진호,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