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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도 못 돌려" 그늘에 만든 '태양광 발전'

<앵커>

요즘 공영주차장 부스에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선풍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근무환경도 개선하고 추가로 전기 값도 안 들 것이라면서 2억 원 가까이 들여서 태양광 발전 기기를 설치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값을 전혀 못하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공영 주차장.

부스에 있어야 할 공공근로자들이 그늘에 한데 모여 있습니다.

[공공근로자 : (부스) 안에 있으면 더운데…시원하니까 밖에 나와 있죠.]

부스 안에 선풍기가 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선풍기 달아보셨어요?) (꺼냈다가) 햇빛이 덜 들어와서 그런가 하여튼 안 돌아가서 집어넣었어요.]

다른 곳 역시 마찬가지.

[(선풍기 잘 돌아가요?) 안 되잖아요. 그냥 선풍기만 바라보고 있어요. 시원하라고.]

부스에 전기를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 시설이 문제였습니다.

[이태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 (태양광 시설이) 여러 가지 장애물에 의해서 가려질 때 (전력) 생산량이 반 이하, 그 이하로 줄 수도 있습니다.]

이곳 여의도 곳곳엔 제 뒤로 보이는 것과 같은 주차장 관리 부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며 각 부스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큰 건물 옆이나 가로수 아래 부스가 설치돼 있다 보니 발전 효율이 뚝 떨어지는 겁니다.

부스에 쓰인 것과 같은 태양광 판을 설치해 실험해 봤습니다.

햇볕을 제대로 받을 땐 80와트가량이 생기지만, 조금만 가려져도 전력이 20와트 정도로 뚝 떨어집니다.

40와트의 전력이 필요한 선풍기가 돌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등포구 도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 : 주변 여건 때문에, 예를 들어 건물이나 나무들 때문에 안되는 곳이 있어요. (부스) 위치 이동이 가능한 부분은 하는데….]

또, 장마 기간에 전력 생산 효율이 떨어진 곳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양광 판이 설치된 주차장 부스는 여의도에만 42개, 설치비로 1억 6천만 원이 쓰였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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