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폭염, 막바지에 더 위험

[취재파일] 폭염, 막바지에 더 위험
 폭염 막바지, 이제 한숨 돌리나?
 
 밤낮없이 더운 여름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울산의 경우 38.8도까지 올라가 이지역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같은 날 울진의 기온도 37.8도로 역시 최고 기온 신기록이었습니다.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폭염일수도 곳곳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습니다. 속초의 경우 올해 폭염일이 11일로 이전까지의 최고 기록이었던 94년의 8일을 일찌감치 넘어섰고, 동해의 경우도 올해 폭염일이 19일로 94년 9일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다음 주 부터는 폭염이 진정될 것이라는 예보입니다. 오는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면서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라고 하니까 이젠 폭염의 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열사병이나 일사병, 열탈진 같은 폭염 질환을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하는 온열 질환자는 폭염이 가장 심했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이 때 사망자도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가장 심했던 기간이 지나고 , 폭염의 막바지, 즉 덜 심한 폭염 날에는 온열 질환자가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사망자도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안에는 무서운 팩트가 숨어 있습니다.

폭염 막바지, 오히려 더 위험

 폭염의 절정이 지난 후 폭염 질환자가 줄어드는데 현상을 두고 오히려 폭염 막바지가 더 위험하다는 건 선뜻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처음 폭염으로 사망하는 건, 노약자나 만성 질환자처럼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폭염이 사나흘 지속된 후에는 폭염 사망자가 줄어듭니다. 폭염에 취약한 사람이 안타깝지만 이미 희생 된 후라서, 사망할 수 있는 대상자가 줄어 든 결과입니다. 그리고 사나흘 후에 사망하는 사람은 이미 이전에 희생됐던 사람보다는 더위에 더 강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폭염이 이어지면서 희생자의 수가 줄어드는 건 더위에 견디는 능력이 향상되어서 그런게 아니라, 더위에 취약한 사람이 이미 줄어들었는데도, 더위에 어느 정도 견디는 능력이 있었던 사람까지 희생되는 겁니다. 학계에서는 이를 지연 효과(lag effect), 열의 축적 효과 (cumulative effect)라고 합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이, 우리나라의 열 지연효과를 계산해봤습니다. 1991년 부터 2008년까지 서울과 인천, 대구 지역의 날씨와 날씨관련 사망률을 분석했습니다. 폭염이 심한 정도에 따라 그날그날 사망률이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30일을 두고 평균을 내봤더니, 사망률은 끊임없이 높았던 겁니다. 서울의  경우 폭염 30일 동안 평균 사망률이 13% 증가했습니다. 처음에는 폭염에 약한 사람만 희생되다가, 나중에는 폭염에 약하지 않은 사람까지 희생되다보니 사망률의 증가 패턴이 일정해 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폭염 막바지, 즉 폭염에 가장 오랜 기간 노출된 상태인 요즘은 누구에게나 위험한 시기인 겁니다.

폭염 극복 능력 소진된 결과

사람은 열이나 추위를 극복하는 체내 단백질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될 경우 소진됩니다. 열 극복 능력이 소진되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건 잘 밝혀져 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연구를 보더라도, 폭염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 단 하루만 폭염이 나타났을 때보다 사망률이 4.1%나 더 높아졌습니다. 물론 폭염에 취약한 노약자, 만성질환자가 가장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평소 건강하더라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예전에 열사병이나 일사병의 경험이 있었다면, 더위에 약한 체질이라고 여기고 더 주의해야 합니다. 또 초기 임신부의 경우에도 폭염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임신 초기에는 태아가 뇌와 척수 같은 중추 신경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신경계는 열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폭염 막바지, 끝이 보이지만, 그럴수록 더 주의해야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