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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개성공단 정상화, 갈 길 아직 멀어"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구체적인 문제는 모두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에서 추가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는데 그 실무 논의 과정이 그렇게 순조롭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간 합의의 의미와 정상화 전망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SBS 러브 FM 한수진의 SBS 전망대가 가진 인터뷰, 요약문과 함께 전체 방송분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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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벼랑 끝까지 몰렸던 개성공단이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133일 만인데요.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 내용을 어떻게 봐야할지. 이 시간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연이어 통일부 장관을 지내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총장님. 2003년도 통일부 장관으로 계실 때 개성공단 1단계 건설사업 첫 삽 뜨시고 1년 뒤 준공식까지 하시고 공단의 산파역 하시지 않았습니까. 어떻습니까. 일단 합의안 5개 항목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개성공단을 다시 살린다고 하는 원칙이라고 할까. 방향은 분명히 합의를 한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디테일입니다. 이걸 전부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에 미루어놨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어떤 의미인가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우선 3통을 서로 해나가자. 하는 원칙은 합의를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는 공동위원회에서 또 협의를 해야 할 거예요. 이게 언제든지 기술적인 문제에서 탈이 생깁니다. 원칙이라든지. 큰 전략적 방향 등을 합의했다고 할지라도 3통 문제와 관련해서, 가령 인터넷이나 통신. 이동전화 같은 것을 사용하는 범위, 지역. 이런 것에서 합의가 안 되면 결국 없었던 일이 될 수 있어서요.

▷ 한수진/사회자:
기술적인 문제가 그렇게 큰 걸림돌이 되는 건가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핵 문제도 그렇잖습니까. 사찰 문제라든지. 공개범위라든지. 이런 것 가지고 서로 밀고 당기다가 결국 큰 원칙이라든지, 방향에 대한 합의도 없었던 것으로 될 수 있는데 3통 문제는 그 전에도 그렇게 하기로 이야기를 했었죠.

▷ 한수진/사회자:
이전에도 그렇게, 하자. 하는 이야기는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실현하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그렇죠. 공동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공동위원회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합의서가 만들어지고 공동위원회가 가동이 되면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쭉 나열되어 있어요. 그런데 합의서를 안 만들었고 개성공단 재가동 날짜도 못 박지 못했고 해서요. 물론 내면적으로 이야기가 되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단 5개항까지만 이야기를 하고 끝내자. 어쨌든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 만드는 일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아직까지 큰 기대는 힘들다. 그런 말도 되겠네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너무 성급하게, 다 되었다. 이것은 아니다. 하는 이야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개성공단 국제화 방안은 어떻습니까. 안전성이 보장된 셈이니까 외국기업들이 입주를 할까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개성공단 국제화는요. 처음에 2003년에 시작할 때도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이라고 하는 곳이 북한주민들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것이거든요.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집약적 산업들이 아니라 노동 집약적 산업들 아닙니까. 그런데 개성공단의 뭐라고 할까.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우리 쪽에서 데리고 들어가고 싶어 하는 기업들은 대게 미국이나 유럽같이 국제 정치적, 경제적으로 힘이 좀 있는 나라들의 기업이라고 봐야 하는데 그 쪽의 기업들은 이미 노동집약적 산업에는 관심 없어하지 않겠어요. 중소기업이 매력을 느끼는 곳이 개성공단입니다. 대기업도 관심 없어요. 그리고 북쪽에서는 개성공단에 IT산업이 들어오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김정일 위원장도 생전에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IT산업이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 들어가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임대료도 싼 편이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임대료 싼 것이 매력이 되는 기업들은 미국이나 일본에는 별로 없다는 거죠. 우리 중소기업들이나 싼 임대료 내지는 임금을 선호하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화라고 하는 것이 양날의 검과 같아요. 개성공단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을 끌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국제화 요구를 했었는데요. 제가 합의서를 보니까 북쪽이 이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자기네들 실속을 챙기는 쪽으로 국제화를 끌고 가려고 한다면 우리 기업들이 부담이 많이 될 겁니다. 예컨대 노무, 채무, 임금, 보험. 이런 것 관련해서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시켜나간다고 할 때 당장 임금 상승 문제가 나올 거예요. 개성공단이 100불 정도 되는데 중국이 300불 수준으로 가지 않았어요. 중국만큼 해 달라. 이렇게 하면 우리 기업들이 그것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고, 노무 문제도 북쪽 지도 총국 같은 곳에서 정치적으로 협조를 하라. 해서 조용히 지나가는 것인데 노무 문제 같은 것을 국제수준으로 간다고 할 때, 만약 국제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기업을 상대로 해서 임금 인상 투쟁 내지는 작업조건 향상. 이런 것 직접적으로 하고 할 수 있는 것이 국제 수준 아닙니까. 잘못하면 우리가 오히려 불리해지고 이런 뜻에서 양날의 검이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합의는 했지만 실효성이 없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기도 한데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실효성이 없다기보다 공동위원회에서 잘 해나가면 되는 것인데 국제화를 받아냈다고 해서 너무 좋아할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파행의 책임이나 재발방지 문제 때문에 회담이 7차까지 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남과 북이 공동으로 책임지기로 결론을 내자. 라고 할 것이었으면 왜 7차까지 갔느냐. 미흡한 합의다. 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전쟁에서는 100:0입니다. 회담이나 협상은 50:50 내지는 51:49 내지는 49:51로 끝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북쪽이 분명히 여지없이 북이 일으킨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불편해졌을 때 보낸 사과문이나 재발방지 보장 각서도 결국은 시간 끌다가 나중에 양비론, 양시론으로 끝났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도 96년 정동진에 잠수정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거 한 100일 만에 사과 내지는 재발방지 선언을 보냈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하는 식으로 끝났고 그 때는 남측에 보낸 것도 아니고 미국 정부에 보냈어요. 이상한 식으로 끝났습니다만, 그러니까 남북 간 완전 항복, 완전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죠.

▷ 한수진/사회자:
박근혜 대통령의 단호함이 개성공단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글쎄요. 정부 측에서는 그렇게 해석을 하고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은, 맞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되었다는 식으로 생각을 하고 싶겠지만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원칙을 견지하려고 했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려면 완전히 항복을 할 때까지 버텼어야 하고 우리 쪽에서 한 발짝씩 양보를 했다는 설명을 하던데 한 발짝씩 양보도 하지 말았어야죠. 그러니까 상대가 있는 협상을 놓고 원칙을 통했다느니 북쪽이 드디어 우리가 하자는 대로 따라오게 되었다든지. 하는 식의 이야기는 정부 입장에서는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평론가 입장에서는 할 수 있지만요.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 남북 대화과정에서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그건 그렇지 않죠. 벼랑 끝 전술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만 쓰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쓸 수 있고 썼었죠. 우리도 사실 이번에 벼랑 끝 전술이에요. 북쪽이 한 발짝 양보하도록 만들어놓고 우리도 한 발짝 양보해서 결국 합의를 끌어냈으니까 북쪽만 그 전술을 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벼랑 끝 전술을 쓴다고 할지라도 그게 우리 쪽에서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벼랑 끝 전술을 못 쓰게 되었다. 라고 단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하면 우리도 쓸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7차까지 회담이 진행되는데 주무부처인 통일부나 류길재 장관이 잘 안 보인다. 이런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지난 정부에도 그렇고 현 정부에서도 통일부가 큰 역할이 있겠느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곤혹스러운 질문하시네요. 그게 잘못된 거예요. 왜냐하면 어려운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임금은 임금 노릇을 해야 하고 신하는 신하노릇을 해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 노릇을 하고 어머니는 어머니 노릇을 해야 나라도 잘 되고 가정도 잘 된다고 하는 유교의 철학이기는 합니다만 국방부는 국방부 일을 하고 국정원은 국정원 일을 하고 통일부는 통일부 일을 해야지. 연관되어 있고 조금 관련되어 있다고 해서 협의하는 회의에 판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곤란하죠. 그러니까 설사 그런다고 할지라도 역할을 할 때는 통일부 장관이 보이게 만들어야죠. 그건 도리입니다. 그리고 청와대도 어디까지나 말하자면 PD입니다. 그리고 통일부장관은 배우나 방송진행자인데요. PD가 나와서 방송진행을 계속하고 드라마에서 PD가 직접 출연하고 그러면 되겠습니까. 역할을 나누어서 서로가 모양새가 나오도록 해야죠.

▷ 한수진/사회자: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런 말씀하셨어요. 임기 중 통일의 길을 만들 분을 잘 보필할 것.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통일 대통령으로서의 가능성이라고 할까요. 현재 대북 정책 기조로 볼 때 그런 흐름이 읽히시나요?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글쎄요. 통일의 계기라고 하는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통일 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통일이라고 하는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남북 간 대화도 잘 안 되는데 어떻게 갑자기 통일, 통일 합니까. 그래서 저는 통일이라는 단어를 남용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싶고 그리고 현재 이런 식으로 가면 5년 내내 남북관계 개선도 쉽지 않을 거라고 봐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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