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직장 어린이집에 나와 있습니다. 워킹맘들이 아이들 걱정 안하고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아주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설에서 자랄 수 있는 맞벌이 가정 아이들은 전체의 2.4%에 불과합니다. 할 수 없이 동네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하면 맞벌이 가정에 우선권을 주도록 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착한 성장 연속기획, 오늘(14일)은 맞벌이 가정이 손해보는 복지구조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5살과 3살 형제를 둔 맞벌이 주부 정지혜 씨가 아침 일찍 아이들과 집을 나섭니다.
어린이집 도착시간은 7시 40분.
계단에서 30분 기다린 뒤에야 문이 열립니다.
그래도 따지기는커녕 미안함마저 느끼곤 합니다.
두 아들이 친구들 중 1등으로 도착해 꼴찌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정지혜/맞벌이 주부 : (선생님들이) 전화가 와요 언제쯤 오시냐. 그게 제 입장에서는 좀 빨리 데려가 달라 이렇게 들리죠.]
법으로 아침 7시 반부터 12시간 운영하도록 해놨지만, 제대로 지키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교사들의 인건비 부담 때문입니다.
그래서 맞벌이 자녀는 어린이집마다 기피 대상입니다.
[전직 어린이집 교사 : 어머님들도 같은 가격이면 더 오래 맡기시고 싶잖아요. 그러니까 선생님들의 업무시간도 더 늦어지고….]
아이 하원시간에 맞춰 퇴근할 수 있는 경우는 40%에 불과합니다.
맞벌이 가구 열에 여섯은 아이 키우면서 남의 손을 빌려야 합니다.
시간당 1만 원 정도의 보육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맞벌이 주부 이승리 씨도 지난해까지 월 140만 원씩에 베이비시터를 고용했습니다.
[이승리/맞벌이 주부 : 제가 버는 돈의 거의 상당 부분이 그쪽으로 나가게 되니까 그런 부분들이 부담이 많이 되죠. 내가 돈을 아무리 주겠다고 해도 믿을만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사실 쉽지가 않고.]
다행히 직장 어린이집이 생겨 시간과 비용도 줄이고 무엇보다 어린이집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불합리한 제도도 문제입니다.
맞벌이 여성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해도 남편 사망때 유족연금을 받으려면 본인연금을 포기해야 합니다.
[김은희/맞벌이 주부 :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납입은 다 했는데 또 받을 때는.]
지난해 국내 맞벌이 가구는 43.5%로 해마다 증가 추세입니다.
외벌이나 맞벌이나 형편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맞벌이가 불리한 게 많습니다.
[이봉주/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형평성을 좀 개선할 필요가 있고요. 즉 맞벌이 부부와 그렇지 않은 부부들 간의 차등이라든지 우대 정책 같은 것을 좀 명백히 할 필요가 있고.]
정부가 여성고용 확대를 주요 정책과제로 천명했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환경과 제도개선은 갈 길이 멉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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