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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안에서 소변 보고…" 한강수영장 수질 비상

<앵커>

한강을 따라서 여기저기 줄지어 있는 한강 수영장의 수질을 검사해봤습니다. 걱정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았을 뿐만 아니라 더 심한 곳도 있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강변 7곳에 마련된 '한강 수영장'.

한해 평균 50만 명이 이용합니다.

수중카메라로 물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바닥엔 물이끼가 끼어 있고 뿌연 물속에는 이물질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머리카락과 음식물 쓰레기, 과일 껍질도 보입니다.

[정세윤/서울 창동 : 처음 들어갔을 때는 몰랐는데, 자꾸 발에 이물질이 걸리더라고요. 물에서 나오니 (발이) 많이 가려웠어요.]

한강 수영장 7곳 가운데 4곳을 골라 수질상태를 검사했습니다.

전문가 도움을 받아 공인된 검사 기준에 따라 물을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일주일에 걸친 정밀 검사 결과, 네 곳 수질 모두 부적합한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염소 농도는 네 곳 모두 기준치에 미달했습니다.

소독약을 충분히 쓰지 않은 겁니다.

수영장 네 곳 중 세 곳에선 '대장균'까지 검출됐습니다.

수영장의 대장균은 채취 지점 5곳 가운데 두 곳 이상에서 검출돼선 안 되는 게 기준입니다.

[수영장 관계자 : (수영장에) 선크림 바르고도 들어가고, 소변도 그냥 봐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 보니까 (소독을) 바로바로 할 수는 없어요.]

마실 경우는 물론, 피부에도 해로운 수준입니다.

[오범조/서울대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물을 섭취하였을 경우에 장염, 설사가 악화될 수 있겠고, 급성 외이도염이 발성해서 귀에 통증이나 발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영장 수질 기준은 대장균, 탁도, 염소 등 다섯 가지.

반면, 선진국은 수영장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세균 검사를 포함해 검사항목이 최대 19가지나 됩니다.

[박주양/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수영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물을 마시게 되잖아요. 결국, 먹는 물이랑 같은 겁니다. (그래서 선진국은) 중앙정부가 수도국을 통해서 관리하는 겁니다.]

서울시는 추가 정밀 검사를 시행하고 수질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수영장 안에서 소변도 보고 규정을 안 지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수질관리가 조금 (어렵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가동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물을 다시 받아서 정상 수치가 되면 가동하겠습니다.]

시민이 맘 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질 검사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공진구,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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