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전세자금대출 사상 최대…대란 부추기나?

[취재파일] 전세자금대출 사상 최대…대란 부추기나?
전셋값 상승세 무섭다는 얘기는 이제 별로 새롭지도 않습니다.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한 아파트는 전셋값이 2억 원으로, 1억 9천만 원 하는 매매가를 역전해버렸습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아파트는 2년 전 1억 8천만 원하던 전셋값이 이제 3억 원을 넘었습니다. 2년 사이 1억 원이 넘게 오른 겁니다. 이런 상황에 과연 세입자가 2년 뒤 전세 재계약을 할 수 있을까요?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같은 기간 우리 국민의 수입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떨어진 사람도 많겠죠. 오른 전세보증금을 감당할만큼 2년 만에 수천만 원 넘게 수입이 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러다보니 서민들이 전세 재계약하는 데 기댈 건 대출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결국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외국계은행을 제외한 국내 17개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20조 8천억 원이었는데요, 올 상반기에는 25조 5천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상위 7개 은행의 경우엔 2년 전에 비해 대출 규모가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최근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대출 보증한도를 연소득의 1.5~3배에서 2.5~4배로 확대하기로 발표해 대출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대출캡쳐_500


문제는 늘어나는 전세대출이 가계 부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천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전세자금대출이 이런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전세대출이 가파르게 치솟는 전셋값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전세대출이 전세수요를 늘려 가격을 올린다는 겁니다. 소득은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도,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리면 세입자들이 대출을 받아 맞춰주는만큼 전셋값에 거품이 낄 수도 있는 거죠.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집 살 여력이 있는데도 전세로 거주하는 자발적 세입자들에 대해서는 전세자금 지원을 축소해야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나오는데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조건적인 대출 확대보다는 전세 수요자들을 일부 주택 매매나 월세로 전환할 수 있게끔 유인하는 당국의 대책이 나와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