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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 '뚝'…바람 길로 더위 식힌다

<앵커>

서울도 지역에 따라서 기온차가 뚜렷합니다. 취재진이 한낮에 측정해보니 한강변은 33.7도 우면산 아래는 31.4도인데 반해 강변 아파트 안쪽은 37.3도, 강남의 테헤란로 중심은 42.5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심지어 같은 강남 안에서도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겁니다. 비밀은 바람에 있었습니다.

유병수 기자입니다.



<기자>

하늘에서 본 서울입니다.

북쪽에 북한산과 도봉산이, 남쪽엔 관악산과 우면산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사이 한강이 동서를 가로지릅니다.

이런 지형의 영향으로 북쪽 산에서 남쪽으로, 남쪽 산에서 북쪽으로, 그리고 한강을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세 개의 큰 바람 길이 형성됩니다.

빌딩 숲이 생기기 전 얘기입니다.

지금은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은 서울 도심과 강남의 고층 빌딩에 가로막혀 흩어져 버립니다.

한강을 따라 부는 바람은 강 사이 아파트 장벽에 막혀 도심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강을 따라 동쪽으로 빠져나갑니다.

특히 빌딩이나 아파트가 빼곡한 노원구와, 강남, 서초 지역은 서울에서도 기온이 가장 높습니다.

찬 공기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뜨거운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도 못해 열섬 현상이 가속화하는 겁니다.

[김운수/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선임연구원 : 산지에서 개발된 시원한 공기가 서울 내부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개발 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바람 길의 효과는 아파트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낮 이 아파트의 외부 기온은 37도.

현관문과 베란다 문을 모두 연 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선풍기를 돌리자, 아파트 실내 기온이 32도까지 내려갑니다.

[한지형/서울 반포동 : 앞뒤로 문 열어놓고 맞바람치고 선풍기 돌리는 게 더 시원한 것 같아요. 에어컨 켜는 것 보다 이렇게 문 열어놓는 걸 잘 하고 있어요.]

도시를 개발할 때 자연 친화적인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바람 길 효과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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