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휴양지의 여름 풍경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인터넷 맛집의 영향이다. 어느 곳이나 인터넷에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은 피서객들로 넘쳐난다.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 앞에 30~40분씩 줄을 서는 것은 이제 피서지에서 흔한 풍경이 돼 버렸다. 특히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으로 중무장한? 피서객들은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은 시골 구석구석 못 찾아가는 곳이 없게 됐다.
이런 현상은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일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속초 중심가에 있는 중앙시장은 한때 말린 생선 같은 수산물을 사려는 관광객이나 들르던 한적한 곳이었지만 요즘은 때 아닌 닭강정으로 시장 안 골목이 왁자지껄 발디딜 틈 없이 소란스럽다. 방송에 소개된 한 닭강정 맛집 때문이다. 덩달아 그 옆 씨앗호떡집도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인터넷에 맛집이라고 소개되다 보니 모든 관광객이 그리로 몰린 까닭이다. 덩달아 줄을 섰더니 그 옆 생선가게 아주머니가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 한다. "여기 다 맛이 비슷한데 왜 이 난리인지 모르겠네" 그러고 보니 다른 집은 아예 찾는 손님이 없어 텅 비었다.
속초 초입에 있는 대포항구의 풍경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에 OO네 튀김집이 맛집으로 소개된 이후 10여 곳에 이르는 다른 튀김집은 영 썰렁하기만 하다. 인터넷 위력이기는 하지만 뭔가 씁쓸한 풍경이다.
지역 상권이 골고루 발전하려면 이집 저집 경쟁해가면서 음식을 개발하고 손님을 끌어 모아야 할 텐데 인터넷에 소개된 집이 아니면 관광객이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아예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방송에 나거나 인터넷에 올라 있는 맛집 중에서는 그 지역 사정에 어두운 외지 관광객에게 나름 검증된 정보를 주는 경우도 꽤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요즘 휴가지에서 마주치는 풍경은 그 도를 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에 맛집으로 소개된 곳 중에는 평점이나 댓글을 조작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당장 주변 맛집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댓글 아이디가 다른 데도 음식 메뉴 사진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헛 웃음이 나올 때도 많다.
댓글은 또 어떤가. 그야말로 칭찬 일색이다. "정말 대박이다"
하기는 음식점만 그런가. 얼마 전 보도를 보면 영화도 평점을 조작하고 디지털 음원도 순위를 조작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평점 하나를 올려주는데 3천 원을 받는다던가. 참 어이없는 세상이다.
포털 사이트는 돈을 받고 블로그 검색 순위를 조작하고 그런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마구 퍼 옮겨지는 게 요즘 세태다.
오랜만에 가족과 휴가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그 어느 즐거움에 비할 바 아니다. 그렇다해도 한 여름 뙤약볕 아래 몇십 분씩 줄을 서야 한다면, 거기다 서비스는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다면, 때로는 그 평가가 적당하게 짜고 조작된 것이라면, 이제 한 번쯤 인터넷 맛집에 대해 검증의 잣대를 들이댈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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