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렇게 가입자가 서서히 늘어나면서 LTE-A의 핵심 소구점인 '속도'에 대한 의문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일부 인터넷 이용자 카페를 중심으로 TV 광고 등에서 본 속도가 정말 나오는게 맞느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고, 실제로 일부 언론 등에서는 LTE-A 단말기의 실제 속도를 지역별, 권역별로 측정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준비 부족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 홀로 LTE-A 가입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LTE-A'에 이어 지난 주 팬택의 베가 LTE-A(SK텔레콤 전용), LG 전자의 'G2'가 시장에 나오면서 LTE-A 가입자들의 단말기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덕분에 LTE-A 가입자들도 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런 '속도 논쟁'은 당분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용자는 알 수 없지만(굳이 알 필요도 없지만) LTE-A 단말기 안에는 A 대역에서 주파수 통신을 하는 모듈과 B 대역에서 주파수 통신을 하는 모듈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두 개의 통로로 통신을 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기존 LTE의 두 배 속도를 낸다는 거죠. 여기에 LG 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기지국 신호세기 등의 제반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3G 음성통화 대신 모든 음성통화를 LTE, 즉 VoLTE(Voice LTE)로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음성까지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LG 유플러스는 LTE-A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이리저리 늘려서 추가로 요금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고, SK텔레콤도 현재까지는 LTE-A 용 요금제를 따로 만들 계획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의 경우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LTE-A의 속도가 화려한 TV 광고에서 보는 것 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TV 광고를 유심히 보신 분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최근 '이동통신사'의 LTE-A 광고는 '속도'보다는 '커버리지(즉 서비스 지역)'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LTE-A 서비스가 시작된 6월 말부터 7월 중순 정도까지 TV에서 자주 보였던 '능력자' 광고 대신 펜싱을 소재로 한 '84개시' 광고가 나옵니다. LG 유플러스는 속도 자랑 대신 '음성통화도 3G가 아니'라는 광고를 중점적으로 내보냅니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아직 '뭔가 부족한' 속도 자랑은 쑥 들어가고, 그저 그런 공허한 광고 카피만 남았습니다.
아니라고요? LTE-A의 속도를 자랑하는 광고, 오늘도 보셨다고요? 물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의 광고가 아니라 단말기를 만드는 제조업체의 광고입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는 단말기를 이미 만들어서 납품(!)했으니 일단 할 일 다 한 거고, 네트워크에서 제대로 속도가 나오지 않는 건 이동통신사에게 따질 일이라는 거죠. 이동통신사는요? LTE-A라고 요금을 더 받지 않으니 "(도의적으로는 좀 민망하겠지만) 네트워크 상태를 제대로 끌어올릴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그것도 불만을 갖고 있는 '소수의' 이용자들에게 얘기하며 시간을 끄는 전략을 택하고 있겠죠. 결국 비싼 돈 주고 남보다 먼저 LTE-A 단말기를 산 '얼리 어댑터' 사용자들만 답답한 겁니다.
최신형 LTE-A 단말기로 최대 150Mbps(초당 메가비트)의 속도를 지금 당장 즐기지 않으면 도저히 안되겠다는 분들을 제외한다면 LTE-A 단말기 구입, 조금만 참아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일단 시작한 만큼 LTE-A 속도는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한 가지 뿐이었던 단말기도 일주일 사이에 세 가지로 늘어났고, 일부에서는 저가 LTE-A 단말기가 나올 분위기도 조금씩이나마 감지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LTE-A는 안 쓰면 답답한 '대세'로 보기 어렵습니다. 역으로 LTE가 상용화됐을 때 3G에 남아서 무한요금제를 쓰던 분들의 통신상황이 꽤나 좋아졌다는 얘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오며 가며 간단한 웹서핑과 SNS 이용, 그리고 메일 체크 정도로만 데이터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아직 시장이 정착되기 전인 지금 당장 무리해서 LTE-A로 가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본인의 데이터 사용 패턴과 사용량을 잘 감안해서 현명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