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가 지난해 11월 북한에 억류된 지 9개월이 넘어서면서 미국 내에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기록으로는 '최장'인데다 그의 건강상태가 수감생활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배씨의 누나인 테리 정씨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철야기도회에서 "배씨가 당뇨병과 심장비대증, 허리와 등의 통증 등으로 몸 상태가 크게 나빠지면서 외국인 수용소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정씨는 이 같은 사실을 최근 배씨를 접견한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과 맞물리며 미국 내에서는 기독교계와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배씨의 석방을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저녁 시애틀 퀘스트교회에서 열린 철야기도회에는 배씨 가족과 친지, 지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2009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났던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씨는 조만간 뉴욕에서 또 다른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배씨의 아들 조너선이 벌이고 있는 인터넷 청원에는 지금까지 7천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조너선은 서명인원이 1만명에 이를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배씨의 특별사면 추진을 촉구하는 공식 청원을 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로서도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두성명을 넘어서는 추가적 외교적 행동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배씨의 신병처리를 고리로 북미관계와 관련한 '대가'를 요구하거나 정권의 정치선전에 이용할 가능성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지난달 10일 배씨의 석방문제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배씨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을 보여온 미국 정부로서는 상황을 계속 관망하고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배씨의 억류기간이 길어지고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정부로서도 여러 가지 방책을 강구하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배씨의 억류기간(282일)은 아이잘론 말리 곰즈(2010년 1~8월 7개월), 전용수 목사(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6개월),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2009년 3월말부터 8월초까지 4개월)보다 훨씬 길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방북설이 여전히 돌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총괄하는 로버트 킹 대북 인권특사, 심지어 지난 2월 방북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농구 경기를 관람했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출신 데니스 로드먼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배씨는 김정은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북한에 들어가 억류된 첫 케이스여서 북한으로서도 대미관계와 관련해 다목적 카드로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이 현시점에서 어떤 인사를 불러들이려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케네스배 '최장기 北억류', 입원설…미국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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