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은 '지가네'에 대한 진보와 보수, 양쪽의 생각들을 따라가 보았다. 일본역사상 다섯 번의 위기! 거기엔 한반도가 있었다. 그리고 한결같이 한반도를 향해 칼을 빼든 일본열도를 보았다. 때론 휘두르기도 하였다. 그 과거 역사에서 이 ‘지가네’를 발견하였다. 국내외적인 환경에 따라 달라져온 일본이었지만 여전히, 그리고 지금까지도 유지되어온 지가네! 지가네는 진보쪽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단순히 메이지시대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그 훨씬 이전, 한반도와의 관계를 가질 때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말들은 이렇게 정리된다. 인위적인 천황제를 만들면서부터 시작된 주변국, 특히 한반도를 ‘속국시’하는 역사왜곡과 거기에 더해진 ‘멸시감’, 한편 그 반대로 한반도 주변의 정세변화에 극히 두려워하는 공포감, 다시 말해 가상적국시하는 ‘적대감’이었다.
이 두 개념은 양립하기 힘든 것이지만 일본은 역대로 상반되는 이러한 ‘감정’들을 유전적으로 이어받아오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 중심엔 ‘천황제’가 있었다. 이러한 것들이 전혀 변하지 않고 ‘지가네’ 그대로 남아서 메이지시대에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한일강제병합은 그 자연스런 귀결이었다. 적어도 그 당시의 일본인들에겐 그랬다. 우리만 그것을 몰랐을 뿐이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