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덥기도 하지만,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외선은 모발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02년 벨기에 리게 대학은 두피가 지속적으로 자외선을 받게 되면 활성화 산소(reactive oxygen species)가 머리카락의 뿌리, 즉 모낭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자외선이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악화시키는 외부 요인 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스위스 취리히 의과대학은 자외선이 두피에 있는 프로피오니 박테리아를 자극해, 포르피린을 형성하는 등 모낭관에 나쁜 영향을 주고 또 모발 단백질인 케라틴을 약화 시켜 결국 남성형 탈모를 악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이렇게 발생하는 탈모 현상을 빛에 의한(photoaggravated) 피부병(dermatosis)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최근엔 자외선 A와 B의 역할이 각각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파장이 상대적으로 짧은 자외선 B는 모발 단백질을 직접 손상 시키는 반면, 파장이 상대적으로 긴 자외선 A는 두피 깊숙이 들어가 멜라닌 색소를 파괴합니다. 모발 단백질과 멜라닌 색소는 유해 자외선을 흡수하고 걸러냄으로써 모발 보호에 중요한 방어 역할을 하는데, 자외선 A와 B가 각각, 최전선과 후방의 방어막을 손상시켜 탈모를 일으키는 겁니다.
여름의 두피관리, 가을 두발상태를 결정한다.
하지만, 자외선의 탈모 악화 효과는 지금 당장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모발은 주기적으로 성장(anagen), 퇴행기(catagen), 휴지기(telogen)를 반복하는데, 자외선의 악영향은 쌓여서 휴지기에 나타납니다. 사람의 경우 휴지기는 가을과 초겨울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가을과 초겨울에 탈모환자가 느는 건 이 때문입니다. 여름에 강한 자외선을 받았을 경우에도 그 결과물은 가을과 초겨울에 나타납니다. 머리카락이 휴지기에서 쉬었다가 다시 성장기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휴지기가 길어지거나, 아예 그곳에서 멈춰버리는 겁니다.
세균과 바이러스도 탈모의 원인?
최근엔 몸 속 면역상태도 탈모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한 연구팀은 여드름의 원인 세균이 역시 두피 모낭의 염증을 일으켜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일본의 하마마추 의대 연구팀은 독감 후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 사례들을 모아 국제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또 벨기에의 한 대학은 대상포진 즉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 된 후에 탈모현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학계에 보고 했습니다. 즉, 탈모는 단순히 두피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전반적인 면역기능과도 관련이 깊다는 겁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AIDS 환자에서 유독 탈모환자가 많다는 건 오래 전부터 잘 알려졌는데, 최근 잇따른 연구결과들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탈모가 악화된다는 걸 확인해 주는 겁니다.
머리에 자외선 차단 헤어 제품 발라요?
강북삼성병원 이가영 피부과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머리에 자외선 차단 헤어 제품을 발라야 하는지를. 이교수는 자외선이 강할 때는 외출을 피하고, 모자와 양산을 사용하는 게 좋지만, 추가적으로 자외선 차단 헤어제품 도포가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자외선 헤어 제품에는 자외선 차단스프레이나 선미스트 그리고 자외선 차단 성능이 추가된 헤어 제품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자외선 차단 헤어 제품을 사용 후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런 성분이 머리카락과 두피에 남아있지 않도록 반드시 잘 머리를 감아야 합니다. 또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잘 먹고, 운동을 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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