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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원폭투하 기념일에 진수한 일본 헬기 호위함

2차대전 때 실존했던 함정 이름 사용해 한국-중국 자극

[데스크칼럼] 원폭투하 기념일에 진수한 일본 헬기 호위함
군사 강국을 향한 일본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통상 군사적 야심은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하기 마련인데, 지금의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6일 이즈모함을 진수시키는 과정이 특히 그랬습니다.


이즈모함은 공식적으로는 헬기 호위함입니다. 대잠 헬기 14대를 탑재한 채 기동함대의 기함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물을 적재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기준 배수량이 1만9천 톤을 넘고 만재배수량은 최대 2만7천 톤이라고 합니다. 우리 해군에서 제일 큰 함정인 독도함의 만재배수량이 1만8천 톤 정도인 걸 생각해보면 그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배의 길이도 248미터로 독도함보다 50미터 가량 더 깁니다. (아래는 우리 독도함. 어쨌든 경항모로 쓸 수 있으려면 이렇게 함교-아일랜드라고 부르는-가 한쪽에 몰려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는 거죠.)
독도함


이미 일본은 우리 독도함과 비슷한 크기의 헬기 호위함 2척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독도함이나 이미 일본이 갖고 있는 헬기 호위함도 언제든지 조금만 갑판을 개조하면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한 경항공모함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헬기 호위함을 고정익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한 경항공모함으로 사용하려면 단순히 갑판의 문제만이 아니라 격납 시설이나 정비 시설, 엘리베이터와 같은 다른 장비까지 고정익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지가 검토되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 군사 전문가들이 그리 얘기하는 걸로 봐서는 그 정도 검토는 됐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이즈모함의 경우에는 당연히 경항공모함으로 사용할 수가 있겠죠. 실제로 일본의 네티즌들은 이 호위함의 갑판 구조 등을 자세하게 분석해서 F-35 같은 고정익 전투기를 몇 대를 탑재해 운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2009년에 취역한 이탈리아의 항공모함 카보르함이 약 2만7천 톤에 길이 244미터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즈모함을 경항공모함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죠. (아래 사진은 이탈리아의 카보르함입니다)
카보우르함 카보르함

기본적으로 항공모함은 공격용 무기입니다. 원래 목적대로 헬기 호위함, 즉 헬기 항모로 운영하는 경우도 원거리로 전력을 펼치는 용도이기 때문에 본토 방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굳이 방어적 목적으로 이해한다면 동남아 등 원거리 해상 교통로에서 자국 선박 등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가 있을 텐데, 그런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 내부적으로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과 같이 일본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영토 분쟁에서 일본의 군사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공격적 성향을 갖습니다. (아래는 이즈모함 항공촬영 화면)
일본 항모 캡쳐_5

이런 공격적 무기인 대형 함정의 진수식이 열린 날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8월 6일이었습니다. 히로시마에서는 아베 총리까지 참석한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왜 일본에 원폭이 떨어지게 되었는지, 전쟁을 일으키고 주변국을 침략했던 원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원폭의 직접 피해를 받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민이라는 점만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요코하마의 조선소에서는 이 경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 진수식이 열렸습니다.

더구나 진수식에서 공개된 함정의 이름도 ‘이즈모’함입니다. 이즈모는 독도 분쟁의 한 축인 시마네현에 있는 지명입니다. 한국 입장에서 기분이 좋을 리가 없는 이름이죠. 이즈모는 또 2차 대전 당시 실존했던 함정 이름입니다. 중국 상해를 포격했던 함정이라는군요. 중국도 당연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거기에 중국이 지난해 랴오닝이라는 항공모함을 처음으로 취역시켰는데 그보다 규모는 조금 작지만 일본이 곧바로 항공모함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함정을 만든 것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도 강합니다. CCTV에서는 벌써 오래 전에 이 함정이 사실상 항공모함이라며 자세하게 분석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우리의 차세대 전투기로 어떤 기종이 선택될지 모르지만 일본은 이미 상당수의 F-35를 미국에서 도입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이미 F-35 개발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대략 100대 이상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즈모는 이 F-35를 충분히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됩니다.

여기에 중국은 이미 랴오닝에 이어 두 번째 항공모함을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해군 당국은 항공모함 추가 획득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고 최근 미국의 Foreign Policy지에서 이 항공모함 건조 장면으로 보이는 사진을 불과 며칠 전에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로서는 양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항공모함 전력을 확보해 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는 중국의 랴오닝함)
랴오닝함

일부에서는 우리도 항공모함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비용 문제를 생각한다면 차분하게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항공모함이라는 게 통상 해양에서의 항공 전력을 운영하는 플랫폼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스스로를 방어하기도 쉽지 않은 배이기 때문에 항상 잠수함과 구축함 전단이 입체적인 보호를 해줘야 합니다. 결국 그런 함대를 하나 구성하는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또 우리가 과연 그런 전력을 필요로 하느냐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하는 일이고요. 태국이 어찌어찌 해서 항공모함은 한 척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함재기나 호위 함대가 없어서 있으나마나 한 상황이 되어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 국방 체계를 개혁하는 논의는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사실상의 해양 국가(반도의 한 쪽이 막혀 있으니 결국은 섬이나 마찬가지죠. 기차 타고, 차 몰고 다른 나라를 갈 수가 없지 않습니까...)인 점을 생각해보면 국방력에서도 해군과 공군력의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 되어야 할 거라는 거죠. 지금이 과연 그러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들이 많더군요. 육군 출신인 분들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제가 군사 전문가는 아니고, 실제 전문가들께서 보시기에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문제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 정도 문제제기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 전문적 견지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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