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꽃다운 고등학생들이 5명이나 목숨을 잃었죠. 그렇다면 그 뒤에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캠프는 사정이 좀 나아졌을까요?
한 국토대장정 캠프의 실태를 김희남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기자>
땅끝마을 해남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20박 21일, 장장 600km를 걷는 국토대장정 행렬입니다.
꿀맛 같은 점심시간.
밥과 국에 반찬도 3가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국토대장정 참가 학생 : 쓰레기, 쓰레기. 밥도 쓰레기로 나오고 물도 잘 안 줘요.]
취재진이 입수한 이 캠프의 내부자료입니다.
한 끼 식사비용은 고작 5, 600원 선입니다.
그렇다면 구급체계는 어떨까.
일반 승합차에 의료표시를 한 임시 의료차량엔 응급진료 장비 대신 야영용 매트리스만 가득합니다.
[참가 학생 : (보니까 막 침낭 이런 걸 실어놓고…) 네, 짐차예요. 짐차.]
전문 의료진이 있을 리 없습니다.
[참가 학생 : 저는 간호과 학생이고요. 거의 간호과나 이런 관련 학생들이 하고 아닌 사람도 있어요.]
국내 최대의 국토대장정 캠프라고 내세우는 이 단체.
그러나 단체를 운영하는 정규직원은 단장과 단장의 부인 두 사람뿐.
홍보와 준비, 인솔, 심지어 물품 협찬까지 참가비를 할인해주고 모집한 이른바 스태프 학생들의 몫입니다.
['스태프' 대학생 : 저희는 청년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다 그 매뉴얼이 있어요.]
단장은 이런 과정을 리더십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국토대장정 단장 : 애들을 고생시키는 시스템이 아니고요. 자유의지에 의해서 애들이 주인이 되는 시스템이에요.]
그러나 최근에도 폭력사건이 발생해 단장이 경찰에 입건된 상태입니다.
[국토대장정 참가 학생 : 단장님이 스태프를 전체 집합하라고 했어요. 제 왼쪽 턱 쪽을 가격하고 바닥에 '머리 박아'시켰어요.]
사설 캠프에 대한 당국의 관리와 제도 정비가 늦어지는 사이 호연지기를 키우려던 학생들의 마음은 멍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