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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디지털 카메라 업계…"스마트폰을 뛰어넘어라!"

[취재파일] 디지털 카메라 업계…"스마트폰을 뛰어넘어라!"
취재파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름 휴가는 다녀오셨는지요. 어느 해보다 지루했던 장마도 끝나고 이제 가족, 친지, 친구들과 휴가 즐길 생각에 설레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휴가철 여행가방 속에 꼭 빠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바로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아, 스마트폰 가져가면 되는데 무슨 카메라냐고요?

사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오늘날만큼 위기에 빠질 거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습니다. 전문가용 DSLR과 고급 렌즈일체형 카메라, 그리고 저렴하고 가벼운 소형 카메라 시장이 사이좋게 형성돼 있던, 어찌보면 평화로운 시절이었죠. 그런데 2009년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면서 서서히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만 화소급 카메라를 장착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됐고, 무선 네트워크에 늘 접속해 있는 스마트폰의 특징을 이용한 각종 SNS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예전처럼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SD카드를 꺼내 PC와 연결한 뒤 사진을 편집해서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상당히 귀찮게 느껴지기 시작한 겁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도 이런 이용자들의 행태를 반영하듯 빠르게 냉각됐습니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DSLR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른바 '스냅 사진'을 찍는 일반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사진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굳이 콤팩트 카메라를 가질 필요가 없게 된 겁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디지털카메라 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초기에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제조사들은 나름 하나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하이엔드 카메라로의 집중'입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슬림 카메라는 이미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 줬고, 각종 렌즈를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녀야 하는 렌즈교환형 카메라(DSLR)는 가격이 비싸고 조작이 어려워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에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특히 화질에 집중한 '하이엔드 카메라'로 역량을 모으자는 거죠. 그런 고민의 결과물들이 최근 시장에 하나 둘씩 나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2천만 화소 대의 고화질과 다양한 촬영 모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그럴싸한 결과물을 내 주는 필터링, 파노라마, 색조 기능이 들어가 있고, 일부 제품에는 DSLR을 능가하는 이미징 센서가 장착돼 있습니다. 또 스마트폰의 '네트워크 접근성'에 대응하기 위해 와이파이 통신기능,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촬영 및 SNS 포스팅 기능을 갖춘 것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이 내장돼 있는 제품도 시장에 나왔습니다. 스마트폰이 따라올 수 없도록 강화한 화질과, 부족한 네트워크 접근성을 메우는 네트워크 기능을 결합해서 '그래도 사진은 역시 카메라로 찍어야지'라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업계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목적과 상황에 따라 카메라를 선택하는 경향이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상의 기록, 정보의 저장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담당하고 있다면 뭔가 특별한 이벤트나 여행, 기억하고 싶은 중요한 일들은 역시 예전처럼 전문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간편함을 빼면 사진의 품질이나 표현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셨던 분들에게는 다루기 복잡한 렌즈교환형 미러리스 카메라나 DSLR보다 하이엔드 카메라가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하이엔드 카메라는 어정쩡한, 즉 다소 높은 가격대가 아킬레스의 건입니다. 다양한 기능을 가능한 한 작은 바디에 넣으려다보니 부품과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인 탓입니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가격대는 예전 2~3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콤팩트 카메라보다 두세 배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렌즈교환형 미러리스 카메라에 육박하는 가격대입니다. 최고가 하이엔드 카메라는 DSLR과 렌즈 두어 개를 합친 가격까지 올라가 있는 것도 있을 정도입니다. '카메라 지름신'을 맞이하신 분들은 가격대와 사용 목적에 맞게 꼼꼼하게 고민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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