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노리는 미국 공화당 내부가 극심한 정체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취약한 중도층 공략을 위해 이념적 외연을 넓혀나갈 것이냐, 아니면 보다 선명한 보수기치를 내세우며 전통적 지지기반을 다질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뚜렷한 방향타를 잃은 듯하다는게 워싱턴 정가의 평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유명 정치전문기자 댄 발츠는 지난 4일(현지시간)자 칼럼에서 "2016년 대선을 향해 뛰는 공화당 주자들은 이제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루가 다르게 공화당의 분열상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주요 이슈를 둘러싼 당 내부의 '코드 불일치'가 이 같은 정체성 논란을 극명히 보여준다.
발츠는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의 재정지출 계획에 대해 의견통일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이민법 이슈를 놓고 1년 넘게 내부 논쟁을 벌여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 이행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놓고도 적전분열 양상이고 국가안보 이슈를 놓고 대선주자들끼리 서로 무차별 사격을 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내부의 이 같은 정체성 논란은 공화당이 지역과 의회기반에 터잡은 원내 다수당에 '자족'하느냐, 아니면 전국적 민의를 담아내는 수권정당으로 나아가느냐를 좌우하는 일종의 '고빗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공화당 내부의 전반적 기류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는 낙관론에 젖어있다는 평가다.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탈환해 의회의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희망적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관측이다.
현재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민주당 52석, 공화당은 40석이다.
공화당으로서는 6석만 더 차지하면 상원 장악이 가능하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이 바뀌는 주의 대부분은 현재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작년 대선때 공화당으로 기울어진 곳들이다.
몬태나, 웨스트 버지니아, 사우스 다코다, 루이지애나, 노스 캐롤라이나, 알래스카 등이 대표적이다.
하원에서는 공화당(234석)이 민주당(200석)에 비해 확실한 우위다.
특히 유권자 분포 면에서도 작년 대선때보다 훨씬 유리한 여건이 조성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에 비해 백인과 노인층 유권자들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여기에 중간선거가 '정권심판'의 속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다 '큰 판'의 선거인 2016년 대선을 염두에 두면 단순히 낙관론에만 젖어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2016년이면 표를 던질 유권자의 구성 자체가 달라진다.
히스패닉계를 중심으로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비중이 작년 대선때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게 현지 언론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으로서는 지금부터라도 달라진 유권자의 변화를 수용할 정책상의 변화를 꾀하는게 긴요해 보인다.
전략상으로 보면 이념적 스펙트럼을 '왼쪽'으로 이동시켜 중도층을 공략하는 '좌클릭' 행보를 의미한다.
하지만 당장 이념적 외연을 넓혀나가는 것은 리스크도 크다.
오바마 정권과의 선명한 대립각을 부각시키지 못하게 되고 이는 당내의 전통적 지지기반 이완으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패착이 될 수 있다는 당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티파티로 대변되는 강경보수층은 2016년 대선의 첫 관문인 당내 경선을 실질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조직적 세력들이다.
공화당의 고심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것은 유권자들의 여론조차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못하고 있는 점이다.
최근 퓨 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절반을 약간 넘는 54%가 공화당이 좀 더 보수적 성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에 40%가 좀 더 온건기조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발츠는 칼럼에서 "민주당과 보다 대립각을 세워야 하느냐, 아니면 타협기조로 가야 하느냐에 대해 컨센서스가 형성돼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이슈 가운데 동성결혼 문제를 놓고는 31%가 공화당이 너무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반면 27%는 보수적이지 않다고 응답했다.
낙태이슈를 놓고는 25%가 너무 보수적이라고 답했으나 26%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1천48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 포인트다.
8월 의회가 휴지기에 접어들었지만 공화당 내부의 정체성 논쟁은 가일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은 지금 '정체성' 고민중…갈등 표면화
내년 중간선거 낙관론에도 2016년 대선 앞두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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