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수의 취미생활이던 캠핑이 어느새 300만 명의 문화가 됐습니다. 캠핑이 대중의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성숙한 문화로 정착하기엔 아직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텐트 밖에 돗자리를 깔고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
주변 시선엔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칩니다.
[야영객 : 술이 들어간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
또 다른 캠핑장.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줄 알았더니, 술에 취해 화투판을 벌입니다.
[야영객 : 그렇지, 그렇지! 홍단. 3점, 싸다.]
[오덕임/경기도 성남 : 음주같은 경우는 아이들한테 안좋을 수도 있는데 관리하시는 분들이 조금만 더 움직이시면…]
샤워장이 코앞인데, 음수대에서 식수로 샤워하는 남성.
한 여성은 아이의 기저귀를 갈더니, 먹는 물로 몸을 씻깁니다.
밤이 되자, 곳곳엔 취객들이 넘쳐나고,
[야영객 : (울지마! 울지마!) 야! 나 울었으니까 한잔해!]
본격적인 폭죽 놀이가 시작됩니다.
폭죽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모습이 위험천만합니다.
[조덕희/경기도 평택 : 남한테 피해주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데, 11시 넘어서 까진 자제를 해줬으면 좋겠고…]
이른 아침, 캠핑장을 다시 찾아 봤습니다.
밤사이 쓰다 버린 폭죽들이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한 야영객은 텐트 밑에 깔았던 골판지를 그대로 놔두고 가버렸고, 쓰레기를 치우지 않은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군청 관계자 : (사람들이) 포화에요, 포화. 물도 부족하지, 쓰레기 넘쳐나지…((밤에) 폭죽 제한하는 규정 없어요?) 느닷없이 터트려놓고 가면 어떻게 알아.]
나만 즐기면 그만이라는 무매너 캠핑족의 추태.
캠핑 인구 300만 명 시대에 걸맞지 않은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