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는 여러 가지 면에서 특이한 장마입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일반적인 장마가 제주와 남부지방부터 시작되는데 올 장마는 거꾸로 시작해 ‘거꾸로 장마’라는 표현이 등장했고, 비가 전국에 내리기 보다는 중부면 중부, 남부면 남부에 집중돼 마치 비구름이 띠처럼 영향을 준다고 해서 ‘띠장마’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습니다.
올 장마가 이렇게 길어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초기에는 장마가 시작된 뒤 이렇다 할 비소식이 없어 ‘마른장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조금은 어이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 때는 그랬습니다.
이번 장마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7월 한 달 동안 중부에 비가 집중되면서 남부는 폭염에 시달렸다는 점입니다. 제주도의 경우는 폭염이 특히 심해 열대야가 거의 한 달 내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열대야 일수로만 놓고 보면 지난 1994년 이후 최악의 7월 폭염입니다.
강수량도 지역적인 편차가 심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비가 내린 곳은 철원으로 무려 1039.4mm의 비가 쏟아졌는데 한해 강수량의 70%이상이 한꺼번에 내린 것입니다. 철원 뿐 아니라 중북부지방의 강수량이 많았는데요. 춘천에 940mm 원주에 870mm의 비가 내렸고 서울에도 702.9mm의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충청과 남부의 강수량은 중북부지방의 절 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대전의 강수량은 424.1mm, 광주는 438.1mm, 대구는 349.8mm의 비가 내렸고 부산에는 이보다 적은 280.5mm의 비가 내리는데 그쳤습니다.
심각한 것은 제주도의 가뭄인데요. 특히 제주도 남부의 강수량이 크게 부족해 걱정입니다. 장마기간 동안 제주시에는 156.8mm의 비가 내렸지만 서귀포의 강수량은 87.6mm로 100mm에도 못 미쳤는데요. 특히 7월 한 달 동안에는 18.8mm의 비가 오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지면에 열이 많이 쌓이는 오후에 대기가 불안정하면 갑자기 먹구름이 발생해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지기 쉬운데요. 도심이 뜨거워진 대도시나 높은 산이 자리 잡은 곳에서는 이런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문제는 이런 소나기가 계곡의 급류를 형성한다는 점인데요. 발 목 정도에 머물던 계곡물이 불과 1,2시간 사이에 무릎 위로 급격하게 불어나게 되면 어른이라도 계곡을 쉽게 건널 수 없게 되고 조난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물론 그 지역에 살면서 경험적으로 터득한 분들이야 바로 대처가 가능하겠지만 휴가를 즐기러 오는 타지역 사람들은 이런 특성을 놓치기 쉽습니다.
최장 장마는 물러갔지만 뒤끝이 남아 있는 만큼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대비는 더욱 세심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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