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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여성' 용의자 치밀·지능적…경찰은 '허술'

블랙박스·메시지 삭제…승용차·여성옷 고의 노출<br>경찰, 신병확보는커녕 실종자·용의자 생사도 몰라

'실종여성' 용의자 치밀·지능적…경찰은 '허술'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의 이모(40·여)씨 실종사건과 관련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군산경찰서 정모(40)경사가 행방을 감춘 지 9일째를 맞고 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지난달 30일 이씨의 옷가지가 군산시 대야면 검문소 인근 농로에서 발견된 이후 별다른 단서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대담하고 용의주도한 도주행각
   
정 경사는 14년 경찰 경력을 바탕으로 지능적이고 치밀하며 특히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대담한 행동까지 벌이는 듯해 경찰을 당혹시키고 있다.
   
정 경사는 지난달 25일 이씨 실종과 관련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연관성을 거부하고 나아가 강압 수사라고 반발하며 버틴 끝에 6시간만에 풀려났다. 이에 앞서 휴대전화의 통화기록과 메시지를 지우기도 했다.
   
경찰 조사 후 그는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집 반대방향으로 승용차를 몰아 강원도 영월로 내뺐고 옷가지를 구입해 변장을 하기로 했다.
   
특히 경찰의 추적을 의식해 지난달 26일 영월에 승용차를 버리고 곧장 대중교통편으로 대전, 전주, 군산을 거쳐 고향 인근의 대야터미널로 오는 대담함을 보였다.
   
특히 이런 행적의 단서가 될 승용차 안 블랙박스 영상을 모두 지워 경찰을 당혹스럽게 했다.
   
정 경사의 치밀함과 수사 시선을 돌리기 위한 고의 행동을 엿볼 대목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6일 대야터미널에서 택시로 회현면 시골마을까지 이동했다. 이후 약 3시간 30분 동안 이씨의 옷을 숨기거나 시신유기 또는 증거인멸 등의 중요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주민과 경찰 수사망을 피하려고 일부러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설치가 안된 시골마을에서 내려 어두운 밤에 논길로 이동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정 경사는 군산에서 오래 근무해 주변 지리와 주민 이동 특성에 밝은 점을 최대한 이용한 것이다.
   
여기에 다음날 발견된 이씨의 옷가지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당일 밤 일부러 주민 왕래가 잦은 농로 옆 밭에 놓았다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용의자가 실종자 옷을 일부러 놓아둔 것 같다"며 용의주도함에 혀를 내둘렀다.

   
◇ 경찰, 9일간 뭐했나…'뒷북' 치는 수사
   
정 경사의 치밀함과 용의주도에 반해 경찰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감시, 수사, 수색으로 헛심만 쓴 꼴이 되고 있다.
   
군산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이씨 실종의 유력한 관계자로 정 경사를 조사했지만 결백과 임의동행 등을 이유로 거칠게 저항하자 6시간만에 풀어줬다. 정 경사를 풀어준 경찰은 도주를 우려해 감시조를 붙였지만, 그는 집과 반대방향으로 차를 몰아 경찰을 따돌리고 이후 영월로 도주, 경찰 감시망을 완전히 벗어나버렸다.

경찰은 이후 정 경사가 다음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제천, 전주, 군산으로 온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다.
   
특히 옷을 버리거나 시신유기 또는 증거인멸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일 밤 3시간 30분 동안 대야터미널∼회현면 시골마을∼대야터미널을 활보하는 것도 몰랐다.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정 경사를 검거하거나 적어도 행적을 파악할 결정적인 시간을 놓쳐버린 것이다.
   
그나마 경찰이 26일 밤 이후 거둔 성과는 이씨의 옷가지를 발견한 것이다. 이마저도 주민 신고 때문에 가능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이후 군산 일대를 하루에 1천300명과 경찰견까지 동원해 수색하고 있지만, 정 경사의 행적은커녕 이씨와 정씨의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과만 나오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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