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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 중단 입법화 권고에 찬반 의견 분분

"생명 경시 풍조 우려" vs "연명치료는 무의미"

연명치료 중단 입법화 권고에 찬반 의견 분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31일 가족 동의하에 더는 나을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도록 하는 법률안을 정부에 권고한데 대해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의식 불명의 환자가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과 병원 합의로 인공호흡기를 떼는 건 생명 경시 행위라는 시각과 회생 가능성이 없는 연명치료는 무의미하다는 시각이 맞선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연명치료 중단이야말로 일종의 인권 침해로 윤리적인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사람의 생사를 두고 할 수 없는 월권행위"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정다희(27·여)씨도 "개인의 생명을 자신이 아닌 가족이나 의료진이 결정하는 건 문제"라며 "자율적인 시행이 아니고 법제화하면 생명경시 풍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터넷 아이디 'jiji****'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라는 게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의료계 내에 이런 생명경시 현상이 팽배하면 회복 가능한 환자에게까지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jkw****'는 "과연 어떤 게 유의미한 치료이고 어떤 게 무의미한 연명치료인지 모르겠다"며 "주변환경과 경제상황을 빌미로 환자 가족이 왜곡된 결정을 하지 않을 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강석훈 목사는 "정부가 연명치료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관련 결정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에 한정돼야 하며, 경제적 가치만을 고려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의사 김모(31)씨는 "의식도 없고 회생 가능성도 없는 환자에게 연명할 기계만 꽂아놓고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건 환자에게도 큰 고통"이라며 "며칠 더 연장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대현(31) 씨는 "남은 가족이 어떻게 생활을 이어가는지도 환자의 생존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아이디 'ilmi****'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중단하고, 그 인력과 장비로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 사람 치료하는 게 맞다", 'inno****'는 "환자 의지와 상관없이 목에 호스 꽂고 고통스럽게 몇 달 연명시키는 것보다 편안하게 가시게 하는 것이 순리", 'leey****'는 "종교계에서는 반대하겠지만 (연명치료 환자의) 가족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서울대 의대 교수인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원장은 "대다수 사람이 수긍할 만하다고 하는 선을 정해주는 건 이런 일의 책임을 지는 사람들의 의무"라며 연명치료 중단 입법화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선 연명치료에 대한 찬반양론이 일기 시작한 것 자체가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가 연명 치료에 대해 토론하고 논의한 경험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권고안을 계기로 연명치료에 대한 기준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입법화까지 많은 단계가 남아있으니 그때까지 각계 사람들이 모여 치료중단 기준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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