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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야당 총선 포스터 맞나?…곳곳에 메르켈 사진

독일 야당 총선 포스터 맞나?…곳곳에 메르켈 사진
독일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의 총선 캠페인 포스터들을 보면 어디에서도 이 당의 총리 후보인 페어 슈타인브뤽의 얼굴을 찾을 수 없다.

대신 사민당의 포스터에 가장 많이 등장한 사진은 집권 여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다만, 문구를 보면 하나같이 조롱하거나 비꼬는 투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포스터는 메르켈이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핸드백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 "사적 영역: 메르켈을 위한 신세계?"라는 표어가 쓰여있는 것이다.

이 포스터는 독일에서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인터넷과 통신망을 통한 디지털정보수집 행위에 메르켈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메르켈은 지난달 독일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은 신세계"라고 미국의 행위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포스터는 메르켈이 경직된 얼굴로 무엇인가 해명하는 로날트 포팔라 총리실장, 토마스 데 마이치에르 국방부 장관을 마주하는 모습이다.

이 포스터에는 "메르켈의 경쟁력있는 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미국 정보기관의 독일 및 유럽 내 스파이 활동에 협력했다는 의혹을 받는 독일 정보기관들을 관장하는 포팔라 총리실장과 독일이 추진해온 무인 정찰기 도입 사업에서 5억 유로 이상의 손실을 발생시킨 마이치에르 국방부 장관을 감싸고 도는 메르켈을 조롱하는 의도를 내포한다.

또 하나의 포스터는 메르켈이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PD) 필립 뢰슬러 당수와 나란히 앉아서 고민스러운 듯 손으로 턱을 괴고 있는 사진과 함께 "연합 이후 최고의 정부?"라고 비아냥거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물론, 모든 포스터에 메르켈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포스터들에는 "우리는 더 많은 탁아소를 지지한다", "우리는 최저임금제 입법화를 지지한다", "우리는 저렴한 주택 임차료를 원한다"라는 글들과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모습이 등장한다.

이 또한 해당 이슈에 대한 메르켈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내용이다.

메르켈 정부는 탁아소 증설 대신 8월 1일부터 육아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제정했고, 사민당의 최저임금제 도입 법안을 의회에서 저지했다.

또한 주택 임차료 상승 상한제를 도입했지만, 사민당은 현 정부가 주택 공급에 소극적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사민당이 총리 후보를 생략한 이런 내용의 포스터들을 앞세운 것은 기민당과 총리 후보 간의 인물 경쟁 구도로 가는 것을 피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차기 총리를 직접 선거로 뽑는다는 가정하에 메르켈은 56%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 반면, 슈타인브뤽은 메르켈의 3분의 1 수준인 20%에 그쳤다.

사민당이 이런 포스터들을 내건 것은 사민당의 강점을 부각시키기보다는 현 정부를 비판하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사민당은 오는 9월 22일 총선을 7주 앞둔 30일 이 같은 포스터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 돌입을 선언했다.

슈타인브뤽 사민당 총리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훈련 캠프에 머물렀다면 내일부터는 거리로 나갈 것"이라며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예고했다.

한편, 메르켈은 8월 중순까지 휴가 중이다.

사민당이 메르켈의 부재 기간을 이용해 선거운동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 슈피겔 등 독일 언론의 시각이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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