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 사진을 올린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12월 19일 개설됐다. 그 이전에도 다른 페이스북 계정이 있었으나, 당선인과 대통령으로서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새 계정을 연 것이다. 당선인 시절 박 대통령은 이 계정에 많은 글을 올렸지만 모두 비서실에서 작성한 것이고 직접 쓴 글은 없었다. 그나마도 대통령 공식 임기가 시작된 다음날인 지난 2월 26일, 취임식 소식을 전한 글을 끝으로 근 넉 달간 박 대통령은 아예 페이스북에서 사라졌다. 단 한 줄의 글도 올리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6월 20일 식품 벤처업계 사람들을 만난 소감을 올렸고, 열흘쯤 뒤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박 대통령 포스팅에 따르면 '주커버그')를 접견한 짧막한 소회를, 저커버그가 선물한 옷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리고 이번 휴가지 사진이 나온 것이다.
박 대통령이 넉 달 동안 왜 페이스북 활동을 하지 않았는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본인이 직접 쓰지 않더라도 비서실을 통해 대통령 활동을 홍보할 수 있었을텐데 그마저도 못하게 막은 것이다. 왜 그랬을까?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대선 기간과 당선인 시절을 제외하고는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은 직접 썼다고 한다. 그러니까, 당선인에서 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뀐 다음, 비서진에게 "지금부터 페이스북 글은 직접 쓰겠다"고 한 것이 아닐까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는 넉 달 동안 한 개의 포스팅도 안 했다.
박 대통령이 넉 달간 침묵하다 지난 6월부터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이유가 무엇인지,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국민과의 직접 소통 채널을 재가동했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다.
"35여 년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저도의 모습…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
박 대통령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40,695명. 대통령의 페이스북 치고는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그러나 휴가지 포스팅에 '좋아요'를 클릭한 페북 팔로워는 7,082명, 댓글은 무려 2,051개가 달렸다. 이전 포스팅의 댓글이 200~300개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그만큼 이 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뜻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정치인 중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SNS를 아주 잘 쓰는 편에 속한다. SNS는 곧 소통이다. 지도자가 SNS를 한다는 건 자신의 귀와 마음을 열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다.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이 반가운 이유다.
아쉬운 건, 2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는데, 여기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답글'이 없다는 점이다. 소통은 어느 한 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게 아니다.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휴가지 사진을 포스팅한만큼, 이왕이면 거기서 한 발만 더 나갔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만 더 지적하자. 박 대통령이 올린 사진들은 멋있다. 전문가인 청와대 전속 사진사가 찍었을 테니 사진의 구도와 빛의 양, 대통령의 표정 등 어디 하나 흠을 잡기가 힘들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좀 낯설다, 혹은 어딘가 '화보' 분위기가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젊은이의 말을 그대로 전하면, "다음 번엔 대통령의 '셀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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