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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中 "무더위가 범죄를 부추긴다"

[월드리포트] 中 "무더위가 범죄를 부추긴다"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의 낮기온이 40.6도까지 올랐습니다. 140년만의 최고치라고 합니다. 항저우는 40도 이상의 초고온 현상이 닷새간이나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베이징도 오늘(29일)오전 잠깐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가 내리는가 싶더니 오후들면서 다시 '찜통 더위'로 밖에 나가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어제 8시 뉴스에 간쑤성과 쓰촨성, 산시성 등 중국 중서부 지역에 계속되고 있는 폭우, 산사태 피해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오늘은 중국내 다른 지역의 폭염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으니 이럴때면 중국이란 나라가 정말 큰 나라구나하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곤 합니다.

중국 중서부가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물난리로 신음하고 있다면, 중남부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숨이 턱턱 막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한 학자가 무더위가 범죄를 부추긴다는 견해를 발표해 중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중국 장시성 범죄학연구회의 리윈룽(李雲龍) 회장은 중국 소상신보(瀟湘晨報)에 "감정이 더위를 먹으면 폭력을 유발하기가 쉽다"면서 폭력 사건과 계절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리 회장은 사회범죄에는 인적요인과 환경요인, 기후요인 이라는 세 가지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폭력·살인사건은 6∼9월에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더운 여름에 사람들은 화를 내기 쉽고 감정에 대한 통제력을 잃기 쉽다면서 반대로 겨울철에는 살인사건이 적게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런민(人民)대학 범죄학과의 왕다웨이(王大偉) 교수도 무더위가 범죄를 부추긴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기온이 2℃ 상승할 때마다 전국의 강간사건이 1%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왕 교수는 2월에는 기온이 낮아 강간 사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8월 기온이 최고조에 달할 때는 강간사건 발생률도 최고가 되고 입추 이후 기온이 떨어지면 강간사건의 수도 함께 내려간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실제로 중국에서는 최근 각종 폭력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데 오늘 오전 광둥성 선전에서 한 남성이 거리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23일에는  좡족자치구에서 한 남성이 역시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죽거나 다쳤고, 수도 베이징에서도 지난 17일과 22일 잇따라 '묻지마'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강력 폭력 사건이 잇따르자 중국 공안부는 지난 25일 '여름철 사회치안회복회의'를 열고 전국 경찰에 폭력범죄와 총기.폭발 관련 범죄를 철저히 단속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날씨가 무더우면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그러다보면 대개의 경우 사소한 일도 쉬이 넘어가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기 쉽습니다. 극히 일부의 얘기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폭력'으로까지 연결되기도 합니다.

얼마전 서울에 있는 한 친구로부터 올해는 전력 걱정 때문에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에어컨 한 번, 선풍기 한 번 트는데도 눈치를 봐야한다는 푸념(?)을 들었습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올해 '무더위'가 유독 심할 거란 날씨 전망이 있었습니다. '짜증' 내기 쉬운 여름철, 차가운 얼음물 한잔도 좋고 시원한 그늘도 좋습니다. 저마다의 피서법으로 모두들  '무더위'에 휘둘리지 않는 여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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