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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해" 中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는 사람들

<앵커>

최근 베이징 공항에서 일어난 자폭 사건의 용의자가 공권력에 의해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 뒤로는 약자들의 억울함이 쌓여만 가고, 종종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으로 터져 나옵니다.

베이징 윤영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의 관문인 베이징 서우두 공항.

국제선 입국장 앞에서 휠체어에 탄 장애인이 한 손에 뭔가를 들고 있습니다.

잠시 뒤, 사제 폭발물을 터트린 지중싱은 8년 전 불법 오토바이 택시 기사로 일하다 단속반원들에게 집단 폭행당했습니다.

[지중싱(용의자)의 형 : 너무 잔인하게 폭행당해 하반신이 마비됐어요. 누구 한 명 전화를 해오거나 찾아오지도 않았어요.]

지 씨는 무려 8년간이나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허사였고, 결국 자폭이란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지난 22일 광시 장족 자치구에서도 한 남성이 관공서에 난입해 간부 2명을 살해한 뒤 체포됐습니다.

역시 민원이 해결되지 않자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겁니다.

베이징 시내 국가 민원 접수처는 진정을 접수하려는 민원인들로 일 년 내내 북새통입니다.

일부는 주변 인도와 지하도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억울한 사연이 해결되기만을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민원인들이 몰려오다 보니 민원 청사 주변에는 늘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힘들게 민원을 접수시켜도 해결은 요원합니다.

[리야오산/민원인 :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법 절차를 밟으라고 하는데 법원은 사건 접수조차 안 해줘요.]

중국 당국은 이런 사람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기 보다는 잠재적인 불만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외곽에 흑감옥이라 불리는 불법 사설 감옥이 단적인 예입니다.

중국 당국의 묵인 아래 이런 사회적 약자들이 수용된 곳입니다.

중국의 현 체제가 사회적 약자들의 억울함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들이 중국 사회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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