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찰이 25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를 법원에 공식기소함으로써 지난 2012년 초부터 중국 정국을 흔들었던 보시라이 사건의 사법처리 절차가 본격화됐다.
검찰이 법원에 공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재판이 곧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재판부 심리가 열리고 형량이 선고되면 보시라이 사건의 사법적 처리의 종착점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재판은 8월 중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본격적인 처벌 절차에 들어간 것은 중국 새 지도부가 보시라이 처리 방침에 합의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오는 가을에 열릴 당 18기 3중전회(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통해 독자적인 국정 철학을 밝히면서 심기일전의 계기를 만들려는 중국 지도부에게 묵은 숙제인 보시라이 문제는 조속히 털고 가야할 부담이었다.
보시라이의 신병이 검찰에 넘어가고 나서 무려 10개월 만에 기소가 이뤄졌다는 점은 그간 보시라이 처리에 대한 의견절충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중국 정치에서 차지했던 보시라이의 비중이나 인맥과 정치경력 등이 막강해 처리방향을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조만간 열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도 처리 방침을 재확인하고 원로들에게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보시라이에게 수뢰, 공금횡령,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주로 부패관료에게 적용되는 수뢰 등 일반적인 범죄혐의들을 제시했으며 국기문란 등 정치적 혐의는 언급되지 않아 중국 지도부가 그를 공식적으로 정치범이 아닌 부패관리로 처벌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에따라 그의 처벌 수준이 비교적 가벼울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당국이 총 6천460만 위안(약 117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에게 사형유예를 내린 것은 보시라이에게 최소한 사형을 면하게 해주려는 사전포석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가 사형을 면한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무엇보다 부인 구카이라이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독살 사건의 은폐를 시도한 데다 사업가들과 유착해 거대한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엄청난 뇌물을 받는 등 드러난 죄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마오(毛)주의가 힘을 얻고 좌파 세력이 득세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런 이력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을 보좌한 8대 원로중의 한명인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태자당(太子當)의 선두주자이자 야심가였던 보시라이는 최고 권력집단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몰락했다.
그는 정치적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충칭에서 문화대혁명을 연상하게 하는 '타흑창홍'(打黑唱紅, 범죄를 소탕하고 사회주의를 예찬)과 좌파적 정책을 들고나오며 정치적 도박을 했다. 부패확산, 빈부격차 확대, 서민생활고 심화 등 개혁개방의 후유증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중국에선 보시라이의 이런 좌파적 정책은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그는 단숨에 전국적인 스타 정치인으로 떠 올랐다.
하지만 좌파적이며 대중선동적 정치는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지도부에게 큰 부담이 됐고 결국은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공안부장의 청두(成都) 미국 영사관 도피 사건을 계기로 중국 지도부에 의해 낙마했다.
(베이징=연합뉴스)
中 지도부 '묵은 숙제' 털자…보시라이 처리 본격화
`국기문란' 제외하고 부패혐의로 처벌…사형은 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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