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로 더없이 강고했던 북한과 중국 관계가 북한의 도발적 전쟁위협으로 말미암아 약화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을 인용해 세계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안정을 필요로 하지만 북한은 예상치 못한 도발로 중국을 잔뜩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중국이 깊은 '형제애'를 맺게 된 것은 '한국 전쟁'을 통해서다. 중국은 당시 한국 전쟁을 '항미원조전쟁(미국에 항거하고 조선을 돕는 전쟁)'으로 규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으로 북한을 방어했다.
혁명으로 중국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의 큰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은 직접 전장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의 죽음은 북한과 중국 간 '혈맹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한국전쟁 때 중국 지린성 성도(省都)인 창춘(長春)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했던 쉐충청은 당시 후송된 중국 군인들을 치료하며 받았던 강렬한 인상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는 23일 AFP통신 인터뷰에서 "젊은 군인들 모두가 자원 입대자로 애국적 열정이 충만했다"며 "그들은 황급히 전장으로 돌아가 싸우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병사들은 입원해있던 병실에서조차 "돌격, 죽여라, 미국 제국주의자들을 타도하라. 조국을 방어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는 게 쉐충청이 전하는 당시 모습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군인들은 마치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것처럼 북한을 방어하기 위해 전장으로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이 끈끈했던 북중 관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은 '김정일 사후' 그의 아들인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며 변화를 기대했지만, 북한은 작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올해 2월 추가 핵실험까지 강행하며 중국의 기대를 모조리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고집불통에다 제멋대로인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의 인내심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는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시 주석은 4월 열린 보아오 아시아 포럼 연설에서 "어느 일방이 개별적 이익을 위해 지역이나 세계를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북한에 전하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됐다.
북한을 보는 달라진 시각은 평범한 중국민 사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중국인민혁명 군박물관에서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판위더는 중국이 북한을 지키고자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은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요즘 북한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그저 그렇다"라는 말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 인민들은 지금까지도 배고프지만 지도자들은 여전히 군국주의적이고 공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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