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 오는 날. 거기에 어둡기까지 한 밤 빗길에 운전하기, 어렵죠. 차선이 안 보여서 특히 힘든 건데, 이거 대책이 없을까요?
최재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도로가 흠뻑 젖자 차선이 사라집니다.
도로 위에 수막이 생겨 빛을 분산시키기 때문인데, 운전자들은 바싹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규택/경기도 의정부시 : 너무 불편해요. 비가 많이 오고 그럴 때는….]
석 달 전에 차선을 칠한 곳의 반사 성능을 측정해 봤습니다.
14mcd.
석 달 전 도색 당시엔 통과 기준인 70mcd를 넘었는데 반사 성능이 석 달 만에 5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차선 도색에 들어가는 유리알들이 마모되면서 반사 성능도 나빠지는 겁니다.
[설재훈/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도로본부장 : 제설을 하면서 유리알이 쉽게 떨어져 나가고 또 폭우가 내린다거나 무거운 중차량이 많이 다니면 유리알이 쉽게 떨어져 나가서 노면 표시 성능이 쉽게 저하됩니다.]
빗물이 빠질 수 있게 울퉁불퉁하게 차선을 만들거나 큰 유리조각을 써서 비오는 날 밤에 차선을 좀 더 잘 보이게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입자가 큰 유리알을 넣으면 반사 효과가 높아지지만 10배나 비쌉니다.
차선에 홈을 낸 틈으로 물을 빼, 헤드라이트의 반사 면적을 확보해도 효과는 있지만 시공비가 2배나 더 듭니다.
올해 도로 도색을 위한 서울시 예산은 67억여 원.
큰 유리알을 쓰거나 차선에 홈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현행 방식대로 전체 도로의 10%가량만 다시 칠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황인석·김승태,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