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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개성회담, 남북 신경전 속 합의문수정안 '핑퐁'

우리 측 수정안에 북측 재수정안 제시…최종 합의는 실패<br>北 "북악산도 (평양)대성산처럼 맑나"…靑 겨냥 발언도

5차 개성회담, 남북 신경전 속 합의문수정안 '핑퐁'
개성공단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2일 열린 5차 실무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은 팽팽한 신경전 속에 합의문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비교적 적극적으로 회담에 임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새벽부터 쏟아진 장대비를 뚫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한 우리 대표단의 수석대표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오전 10시 회담장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과 악수하며 첫 전체회의의 막이 올랐다.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두 사람은 마치 선문답처럼 날씨를 비유로 한 '언중유골'의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초장부터 회담장의 긴장감은 고조됐다.

박 부총국장이 먼저 "날씨가 점점 어두워지는데 회담을 잘해서 어둠을 걷어내자"라고 말을 건넸다.

김 단장은 이에 "지난번(4차 회담)에 '안개가 걷히면 정상이 보인다'고 좋은 말씀 하셨는데 비가 계속 오고 지루하게 장마가 계속되지만, 때가 되면 맑은 하늘 아래 곡식이 있는 철이 올 때가 있다"며 희망 섞인 비유로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박 부총국장은 "'안개가 걷히면 높은 산 정점이 보일 것이다'라는 말을 놓고 해석을 달리하는 분도 있다. 특히 남측 언론에서 '높은 산 정점'을 조속한 공업지구 정상화로 잘못 이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다렸다는 듯이 "'높은 산 정점'은 북악산 정점이 대성산만큼 청아한가, 맑은가 하는 것을 알고 싶다는 의미"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북악산은 청와대 뒷산이고, 대성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모인 김정숙 등이 안장된 혁명열사릉이 있는 평양의 산이다.

북측은 개성공단 사태를 개선할 순수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대성산의 맑은 날씨에 빗댔다면, '알 수 없는' 북악산 날씨는 우리 측이 겉과는 달리 공단 정상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비유로 보인다.

모두발언에서부터 상대방 최고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듯한 '강성' 발언을 쏟아낸 점은 이날 회담에 임하는 북측 대표단의 태도가 여느 때보다 예민하고 강경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후 양측은 3차례 전체회의와 1차례 수석접촉 등 2시간40분여 동안의 회담을 거친 끝에 오후 6시께 종결회의를 통해 이날 회담을 마쳤다.

이례적으로 오전에 2차례 연이어 열린 전체회의에서 우리 측이 수정된 합의안을 북측에 제시하고 북측이 다시 재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양측이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로 합의점을 모색한 자리였다.

그러나 5차 회담에서도 결국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합의문 도출에는 실패, 양측은 일부 사안에서 협의가 진전된 것 정도의 성과에 만족한 채 남은 과제를 이달 25일 열리는 6차 회담으로 넘겨줘야 했다.

(개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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