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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를 26도로…" 찜통 지하철, 절약이 최선?

<앵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은 거대한 찜통과 같습니다. 너무 덥다며 비상벨을 누르는 승객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붐비는 시간대에는 온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각종 측정장비를 들고 지하철에 탔습니다.

이때가 오후 4시, 승객이 별로 없는 열차는 온도가 25도로 시원합니다.

그러나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온도는 물론 습도도 순식간에 올라가는데, 쇠 손잡이에 김이 서릴 정도로 후텁지근해졌습니다.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지면서 온도가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만원 객차의 경우에는 부채질할 공간도 여의치가 않아서 굉장히 덥고 불쾌감도 높아집니다.

온도는 30도를 넘어섭니다.

승객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목덜미엔 땀이 줄줄 흐릅니다.

열 화상 카메라로 살펴보니, 사람마다 샛노란 빛을 내는데 체온을 발산하면서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겁니다.

이러니 냉방을 약하게 해 온도를 높여 놓은 '약 냉방 칸'은 훨씬 더 덥습니다.

유모차 탄 아기도 볼이 발개져 보채고,

[더워서 그런지 아기가 많이 보채네요.]

취재팀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이쯤 되니 기관실엔 민원이 쏟아집니다.

[관제실 : 운행 중인 열차 중에 '208편성' 열차에 덥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덥다는 민원이 들어왔어요.]

[차장 : 비상 버저를 눌러서 막 덥다고 에어컨 좀 켜달라고…순간적으로 버저 소리가 엄청 크니까 (놀라서)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거에요.]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안내방송 : 현재 우리 열차는 정부권장온도에 따라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객실이 다소 더우시더라도…]

전동차 실내 설정 온도는 26도.

그러나 이건 적정 인원 160명에 맞춰진 온도입니다.

승객이 절반인 7~80명일 땐 25도까지 떨어지다가, 출퇴근 시간 300명이 넘은 만원 열차가 되면 30도까지 치솟는 겁니다.

[박용민/경제연구소 연구원 : 이미 진이 빠진 상태로 (직장에) 나오고 있는데, (시민 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지하철에서 그렇게 실내온도를 제한해서 업무 효율이 향상되겠느냐는 점에선 경제학적으로도 많은 의문이 되고 있습니다.]

전력 대란을 막기 위해 모두 절전에 동참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대만이라도 냉방을 조절하는 탄력을 보이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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