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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사람 잡는 정당방위법' 재검토 착수

미국 의회, '사람 잡는 정당방위법' 재검토 착수
비무장한 10대 흑인 고교생 마틴 트레이번 살해 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계 백인 조지 지머먼에 대한 무죄 평결 이후 '정당방위법'(Stand Your Ground)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이 법을 본격적으로 재검토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법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개정을 요청했다.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산하 헌법·시민권·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인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채택한 이 법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빈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법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보수주의 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와 미국입법교류협회(ALEC)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캘 예정이다.

NRA는 최근에도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의 총기 참사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온 총기 규제 대책을 표류시키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ALEC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비정부기구(NGO)로 분류되고 있다.

더빈 의원은 또 정당방위의 법적인 기준과 이 법이 인종 문제에 미치는 영향 등도 면밀하게 검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청문회는 여름 휴회 기간이 지나고 9월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틴이 처음 총격을 당했을 때 그가 내 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다시 말하면 마틴이 35년 전 나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정당방위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5년 플로리다주에서 최초로 도입된 정당방위법은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위해를 당하지 않더라도 심리적 위협을 느낄 때도 총기 등 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또 무기의 사용 범위를 자택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실상 무제한으로 넓힌 것이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제정 당시부터 유색 인종, 특히 흑인이 집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공화당과 보수단체의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한 뒤 다른 주로 빠르게 확산해 현재 21개 주에서 유사한 법을 시행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5년 이후 4년간 흑인을 사살한 백인에게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비율은 34%인 반면 백인을 사살한 흑인의 구제 비율은 3.3%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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