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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청첩, 부고는 '세금 고지서'?

[취재파일] 청첩, 부고는 '세금 고지서'?
아주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나, 자주 연락하지 않는 주변 사람이 상을 당했을 경우에 얼마 정도 부의금을 하면 될까, 고민한 적 있으시죠? 누가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도 아니니, 결국은 주변 사람에게 '부의금 얼마 할 건지'를 묻기도 합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2년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부의금 액수'를 조사해서 평균 내 봤더니 4만 7천 원 선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실제 낸 돈'은 이보다 좀 더 많은 5만 3천 원 수준입니다.(왜 천원 단위가 붙었을까 하시겠지만.... 여러 사람의 답을 평균 낸 거라 그렇습니다.^^ )

다만 이 조사는 2010년에 미리 한 것이니, 3년 간의 물가 상승률 생각하면 이것보다 조금 더 낼 수도 있습니다. 또 보통 고인보다는 상주를 생각해서 조문하기 때문에 '내가 상주와 가깝다'고 생각하면 부의금 액수가 훨씬 많아집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있는 이유는 무얼까요? 

돈을 적게 넣으면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체면 문제도 걸리고,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 생각보다 많은 돈을 부의금으로 내는 일이 생깁니다.(특히, 영업이나 홍보 일 하시는 분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니, 부의금의 기준이 이제는 기본 5만원이 된 것 같습니다. 5만원권 지폐가 처음 나온 것이 지난 2009년, 4년 전인데 그때부터 5만원짜리 지폐 한 장 쉽게 넣게 되고, 그래서 기준이 잠정 상향된 것 같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가 정해주는 건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이정도는 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는 얘기지요.

보통 경조사비는 홀수 단위라 3만원, 5만원, (7만원은 웬지 안 하게 되고) 아니면 10만원, 이렇게 지출을 하실텐데 언제부턴가 3만원 하면 좀 야박하다는 느낌을 (스스로) 받게 되지 않으셨나요?  고인이 된 분 앞에서, 또 상을 당한 유족들을 생각하면 돈 이야기를 하는 게 웬지 좀 치사하게 들립니다. 사실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을 더 나누고 서로 도와야 하는게 당연하고, 또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자기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경조사비로 내고, 또 이런 일이 잦다면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정수입이 없는 은퇴자들의 경우엔 더 그럴텐데요. 실제로 은퇴자의 83%가 '경조사비 지출 때문에 가계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젊은 직장인들보다 은퇴하신 분들의 부의금 액수가 평균적으로 더 많고 경조사가 많기 때문일 겁니다. 

위에 말씀드린 여러가지 이유로 순수하게 축하 또는 위로의 마음을 전해야 할 경조사가 부담(혹자는 '세금고지서 받는 기분'이라고까지 하던데요)으로 느껴지는 건 아닌지.... 또 상대가 이렇게 '부담'으로 느끼지 않을까 싶어 결혼하거나 상을 당한 사람 입장에서도 경조사를 알리면서도 미안해하고 고민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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