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 상수도관 공사 현장 수몰사고로 숨진 근로자 7명의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고대구로병원 장례식장에는 18일 침울한 분위기 속에 유족과 지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믿기지 않는 비보에 오열하며 가슴을 치던 유족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빈소를 지켰다.
그러나 여전히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유족 대기실에서는 근근이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대기실 한켠에 자리를 잡고 누운 고 박명춘(48)씨의 어머니는 힘이 다 빠진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근로자 7명 가운데는 중국 국적 근로자 3명이 포함됐다.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낯선 땅을 찾았다가 죽음을 맞게 된 이들의 사연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고 박웅길(55)씨가 지인 김모(50) 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박씨는 김씨에게 "미안해. 작업 시간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어. 이번 주 휴식하니 동생이 일정을 맞추어서 문자를 보내주시오. 보고십(싶)어 동생. 만남의 그날을 기대할게"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박씨가 고대하던 '만남의 그날'은 결국 오지 못했다.
이번 사고로 조카사위 고 이승철(54)씨를 잃은 이호길(62)씨는 "평상시 연락은 자주 못했지만 늘 몸조심하고 건강을 챙기라고 이야기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사고 전날 강물이 넘쳐 흘렀으면 작업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일을 시켰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중국 국적으로 한국에서 고물상 일을 하고 있다는 이씨는 "조선족이나 한국인이나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며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온 사람들인데, 한국인과 똑같이 대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박원순 서울 시장에 이어 정치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오후 5시 30분께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상심이 크시겠지만 용기를 잃지 말아달라"며 "서울시와 함께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김 대표에게 "사고 개요를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30여 분 뒤 분향소를 찾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유족들의 손을 부여잡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황 대표는 취재진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성의를 다해 끝마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분향소를 찾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유족 대기실에 들러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위로를 건넨 뒤 취재진에게 "안타까운 죽음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