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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 함께 살자 했는데…"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돈 벌어 함께 살자 했는데…"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5년 만에 드디어 가족들이 모여 같이 사나 했어요. 언니랑 형부가 얼마 같이 있지도 못했는데…."

지난 15일 서울 노량진동 상수관 공사현장 수몰사고로 실종된 중국 국적 근로자 이승철(54) 씨의 처제 A씨는 17일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어디선가 형부가 살아 돌아올 것만 같다"며 울먹였다.

이씨는 5년 전 중국에 가족을 두고 혼자 한국으로 와 5년간 공사 현장을 전전하며 돈을 벌었다.

5년 만에 마침내 이씨 가족은 한국에 모여 함께 살려고 했다.

이씨 부인은 20일 전 한국에 와서 수원 집 근처 식당에서 일하는 중이었다.

중국에 있는 아들(26)도 부모가 일하는 한국에서 취직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A씨는 "형부는 5년 동안 휴직 한번 안 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라며 "사고 전날에도 언니와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모여 고기 구워먹고 놀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이명규(62)씨의 여동생 이모(55)씨는 사고 전날 저녁에 오빠와 통화했다며 오열했다.

여동생 이씨는 "일요일 저녁 오빠가 우리 딸이 나온 고등학교가 '골든벨'에 나온다며 조카가 보고 싶다고 밝은 목소리로 전화했다"며 흐느꼈다.

일요일에 여동생과 통화를 하며 이명규씨는 '이제 나이가 들어 허리도 아프고 공사 현장에서 일하기 힘들다'라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동생 이씨는 이명규씨에게 "오빠 이제 그런 일 할 나이가 아니다. 경비 일이라도 하라"고 권유했다.

실제로 이명규씨는 이달 말 공사 일을 그만두고 고향인 군산에 내려갈 예정이었다.

이씨는 5남매 중 오빠와 가장 친했다고 전했다.

서로 연락도 자주 하고 이씨 집에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어 이명규씨는 2주에 한번 쯤은 동생 집에 들렀다.

이씨는 "일 그만두고 우리 집에 와 어머니 곁에서 하루 자고 군산에 가겠다고 하더니…. 뉴스에 오빠 이름이 나와 설마 설마 하다가 딸이 시공사를 통해 확인하고 나서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을 지키던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에서 유족들에게 어느 하나 상황을 제대로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중국 국적 근로자 박명춘(48)씨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된 사실도 가족들에게 뒤늦게 전해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박씨 가족들이 시신이 나온다는 걸 뉴스보고 처음 알았고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라며 "가족들은 시신 나오는 거 보려고 밤낮 앉아있는데 왜 쉬쉬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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