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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내놓은 길 '임도', 산사태 피해 키웠다

<앵커>

강원도 곳곳이 산사태 피해로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임도, 그러니까 산에 내놓은 길 때문에 산사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폭우로 1명이 숨지고, 가옥 13채, 많은 농경지가 수해를 입은 홍천군 원동리.

마을 뒷산에서 돌과 흙더미가 쏟아져 내리면서 마을을 덮쳤습니다.

마을 뒷산을 올라가 보니 3년 전 뒷산 중턱을 가로질러 만든 6km의 임도가 보입니다.

그런데 임도 가장자리에서부터 흙더미가 쏟아져 내린 흔적이 선명합니다.

흙이 패여 나간 곳은 계곡처럼 변했습니다.

있어야 할 배수로는 전혀 없습니다.

이 임도를 따라 1km 남짓 구간에서 이렇게 산사태가 일어난 곳이 확인된 곳만 무려 10곳이 넘습니다.

산사태로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하천 다리를 막아 물길을 바꾸면서 농경지가 유실됐습니다.

[장영희/마을주민 : 임산도로를 냈는데 그게 잘못된 거예요. 제방을 안 했으니까 위에를… 그냥 파서 길만 내놨으니까 거기서 물이 차니까 그냥 떨어져서 산이, 그냥 나무가 그냥 서서 내려오는 거예요.]

인근의 또 다른 마을 1년 전 만든 임도에서 역시 산사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임도를 만들면서 흙을 쌓은 성토 경계부위에서 집중호우로 붕괴가 시작되면 산사태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차두송/강원대 산림경영학과 교수 : 이런 틈이 발생하면 여기에 빗물이 침투해서 흙쌓기 부분, 즉 성토 부분의 흙의 하중을 높이고 흙의 지지력을 약화시켜서 그러면 사면 붕괴가 발생합니다.]

또 임도를 만들며 베어놓은 나무들은 댐 역할을 하며 물 흐름을 막아 주변의 낮은 둑을 터뜨리는 2차 피해를 낳았습니다.

[홍동완/마을주민 : 비가 갑자기 많이 왔을 때 갑자기 큰 소리, 굉음처럼 그런 소리와 함께 물이 확 터져 나오면서 이 산속에서, 산 쪽에서….]

산림 당국은 집중호우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과 주민들은 부실한 임도가 산사태 위험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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