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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경제부총리는 공무원일까? 정치인일까?

[취재파일] 경제부총리는 공무원일까? 정치인일까?
"현 부총리가 잘 안보인다", "존재감이 없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못한다" 등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두고 요즘 말들이 많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현부총리가 그제(16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예고없이 찾았다. 그리고 작심한 듯 현안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어조도 다소 강했다.  차근차근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였다. 그러면서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안경을 닦아드려야 하는지…"라며 최근 질책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상반기 세수실적이 좋지 않아 10조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원인은 주로 법인세를 중심으로 한 실적영향이 컸고, 하반기 이후에는 세수 감소폭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세수부족은 현 경제팀이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2차 추경 등 특단의 조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두고도 정치권에서는 경기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선, 객관적인 사실부터 보자. 상반기이긴 하지만 세수 10조원 부족은 역대 최악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소관 세수를 다 걷지 못한 해는 4번뿐이라고 한다. 2004년 -3조5400억원이 가장 많았고, 1997년 -2조2800억원, 1993년 -6600억원, 2012년 -5300억원 순이다.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2004년은 카드대란, 1997년은 IMF영향으로 세수가 덜 걷혔지만, 경제적으로 큰 사건이 없는데도 작년과 올해에 세수가 부족한 건 경기침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상반기 실적은 전년도 경기가 반영된 것이고, 새 정부들어 추진해온 정책과 추경등이 효과를 나타내는 하반기는 상황을 좋아질 것이라는 거다.


현오석 500


현부총리가 돌연 기자실을 찾아와 하소연하듯 얘기한 것은 앞으로 경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사실,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부총리만큼 자세히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존재감이 없다", "잘 안보인다"고 하니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얘기는 안했지만, "임명된 지 이제 겨우 4개월 밖에 안됐는데 나라 경제라는 게 그렇게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라고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현부총리는 어제 아침엔 G20회의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로 떠나기 직전에도 이례적으로 경제장관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하는 등 열심을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보고 싶은 게 있다. 경제부총리는 공무원일까, 정치인일까?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현부총리를 둘러싼 구설수들을 이해하고 해법을 찾는데 필요한 질문인 듯 해 던져본다. 법률상 경제부총리는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정무직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법에 따라, 통치이념에 따라 착오없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움직여 주면 되는 직업이다. 하지만 정치인은 어떤가?  국민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직업이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이 길이 맞으니 다함께 가봅시다"던가, 거짓말이 되더라도 "나만 믿고 따라오십시요"라는 식의 강한 희망을 던져줘야 한다. 그게 흔히 말하는 정치적 리더십이다. 국민들은 회계장부를 들고 다니면 일일이 설명하는 부총리를 기대하고 있는 게 아니다. 얼굴 표정만 봐도 다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부총리라는 자리는 공무원보다는 정치인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현부총리 말대로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텐데 본인은 좀 억울하다면, 바로 강한 희망을 주는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일만 열심히 하는 공무원 틀 속에 갇혀 있을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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