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렇게 많이 왔는데 왜 일을 시켰냐구요. 지금 저 밑에서 사람이 퉁퉁 불고 있는데 밤에 또 폭우가 온다고 하고…."
지난 15일 서울 노량진동 상수도관 공사현장 수몰사고로 실종된 김철덕씨의 딸 김모(22)씨는 16일 오후까지 현장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그는 "어제 오후에 아빠한테 서울에 비가 많이 오는데 괜찮으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며 "돈벌이 때문에 떨어져 있었지만 항상 아빠가 자랑스러웠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시와 소방당국은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배수가 여의치 않았던 탓에 수색 작업을 이날 오후 5시가 돼서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밤 중부지방에 시간당 최고 150㎜의 '물폭탄'이 한 차례 더 예고되면서 실종자의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현재 높은 수위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다급한 탓에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잠수부가 일단 투입됐지만 비가 내려 수위가 다시 높아지면 수색 작업이 다시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사고가 일어난 지 하루가 넘도록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것과 더불어 공사 관계자 누구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실종자 이명규씨의 여동생 이모(62)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설마설마 하며 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공사현장 관계자가 '욕심 채우려다 죽을 죄를 졌다'고 하기에 '당신 말고 윗사람 불러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온다"고 말했다.
중국인 실종자 박명춘씨의 친척이라는 박모(64.여)씨는 "이 사람이 5년 전에 한국에 와서 영주권을 따려고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며 "한국에서 돈을 벌어 중국에서 조금 편히 살려고 했던 것 뿐인데 이게 무슨 꼴이냐"고 한숨지었다.
숨진 근로자 조호용씨의 누나 조모씨는 장례식장에서 "뉴스를 보고 설마하는 마음에 계속 전화했는데 안받았다"며 "아직도 거짓말 같고 현장을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쉬는 날인 일요일에 동생이 '한강물이 불어 겁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월요일에 그대로 출근을 했다"며 "왜 사고가 났는지 모르니까 더 불만인 거다"고 말했다.
조씨의 남동생도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라지만 후진국형 사고가 났다"며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량진 수몰사고' 수색작업 난항에 애끓는 가족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