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대남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아 관심을 끈다.
북한 매체는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남북관계 관련 발언을 비난하면서도 박 대통령에게 '화해 제스처'를 계속 보내고 있는 모양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3차 실무회담이 열린 15일 오후 북한이 금강산댐(북측 이름 임남댐) 방류 계획을 남측에 통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댐 방류 사전 통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사업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금강산댐으로 알려진 임남댐 방류계획의 사전 통보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북한은 집중호우로 예성강 지역의 수위가 높아져 예성강 발전소의 수위를 조절하겠다고 미리 남측에 알렸다.
이런 북한의 댐 방류 통보 조치는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사업에 성의를 보임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시절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된 2011년과 작년에는 여름철 댐 방류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11일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보류한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남한 정부에 보내면서 시종일관 '습니다' '입니다' 등의 경어체를 쓴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경어체로 된 전통문 전문이 그대로 실렸다.
북한이 남측에 메시지를 보낼 때 경어체를 쓴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지난 3월 5일 조선중앙TV와 나와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며 높임말을 썼지만 그 다음날 노동신문에는 '하였다' 등의 표현으로 바뀌어 있었다.
공교롭게도 북한이 경어체 전통문을 보낸 날짜는 박 대통령이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과 오찬에서 "북한과 신뢰를 서로 쌓아가기 위해서는 말을 우선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다음 날이다.
북한이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합의된 7·4공동성명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잇달아 거론하는 것도 박 대통령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전통문에서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공업지구사업을 하루빨리 정상화할 데 대한 우리의 입장은 시종일관합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언급할 때 단골메뉴처럼 썼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라는 표현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월 6일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과 더불어 7·4 공동성명 기념일을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지난 6월 남북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은 박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밀착수행했던 인물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남쪽을 향한 대화 공세를 펴면서 박 대통령의 마음을 잡으려고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최근 7·4공동성명을 자주 언급하고 댐 방류를 통보하는 것은 남측 정부를 그만큼 의식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박근혜 정부와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싶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北, 박 대통령 관련 잇단 조치…'유화 제스처'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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