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돈이 은행 아닌 장롱에…저금리와 5만 원권 때문"

"돈이 은행 아닌 장롱에…저금리와 5만 원권 때문"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통화 승수와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신용경색의 징후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은 금융시장팀은 '주요 통화관련 지표 동향과 평가'란 보고서에서 "통화유통속도와 통화 승수의 하락은 금융·경제구조의 변화, 제도·정책변경의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통화 승수의 하락세는 5만 원권의 발행과 현금보유 성향의 강화가 주된 이유"라 분석했습니다.

편리성을 앞세운 5만 원권이 자기앞수표를 대체한데다, 저금리 기조로 현금을 통장에 넣을 유인이 떨어지며 돈이 은행이 아닌 집안 장롱에 머물고 있단 뜻입니다.

실제로 5만 원권 발행 효과 등을 제외하고 통화 승수를 다시 구해보면 2009년 이후에도 그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보고서는 통화유통속도의 하락 역시 새 금융상품이 생기고 금융산업이 성장하는 '금융심화'에 따라 실물경제보다 통화수요가 더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령, 예금이 다른 사람의 대출이 되고 이것이 투자상품 등으로 유입되면 투자받은 측이 다시 파생상품에 돈을 넣는 식으로, 같은 양의 돈을 갖고도 금융기관의 자산과 부채가 늘어나게 됐단 것입니다.

돈 그 자체를 거래수단이 아닌 투자대상이나 자산으로 여기는 경향 역시 돈이 도는 속도를 줄였다고 보고서는 풀이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진 시기에 여신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도 현재가 돈맥경화 상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철 과장은 "일부에선 통화유통속도와 통화 승수의 하락을 신용경색이나 금융기관의 신용창출기능 약화라 보지만 이런 해석은 곤란하다"며 "신용경색은 연체율이나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등 미시지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통화 승수와 통화유통속도는 모두 중앙은행이 푼 돈이 시중에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통화 승수는 2000년 초반 25배 수준이었지만 금융위기인 2009년 3분기 이후 뚝 떨어져 지난 5월 현재는 20.9배까지 내려왔습니다.

통화유통속도 역시 2000년 1분기 0.87이었지만 올 1분기 0.70으로 꾸준히 하락세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