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값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금의 인기가 줄었다는 건데, 유독 우리나라에선 골드바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한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kg짜리 한 개의 시가가 약 5천 300만 원에 이르는 골드바.
국제적인 달러 강세-금값 약세 흐름 속에, 올해 초 6천 400만 원이던 것이 최근 1천만 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수요가 좀 줄었을까.
서울 강남의 한 프라이빗 뱅킹 센터를 찾아갔습니다.
2킬로그램 이상을 사려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A은행 직원 : 강남을 중심으로 금에 대해서 굉장히 수요가 많아져서요. 불과 한 달 전 정도만 하더라도 당장 오 셔서 금을 달라고 하셔도 저희가 금을 내드리려면 한 달 반 정도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였거든요.]
골드바가 왜 이렇게 인기일까.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일부 사용이 될 수 있을 거 같고…]
또다른 은행에, 골드바를 현금으로 살 수 있는지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B은행 직원 : 원하시면 부가가치세 세금계산서는 발행해 드리는데 보통의 경우에는 원하지 않으시죠.]
지난 2011년 3.75g당 25만 원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지금은 17만 원선으로 내렸습니다.
금고에 넣어둘 현금 5만 원권을 찾듯 금을 사들여야 하는 일부 부자들에겐 지금이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반면,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서울 종로 귀금속 상가 등은 요즘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금붙이를 내다 팔기엔 값이 많이 떨어졌고, 사자니 그리 싸지도 않다는 겁니다.
[종로 귀금속 상인 : 옛날에는 5, 6만 원밖에 더 했어요, 순금이? 이거는 필요한 사람들 아니면 쉽게 마구 사는 게 아니잖아요.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
불황 속 돈의 흐름이 요동치면서 금 거래도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VJ : 김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