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900달러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값이 떨어져 지금은 온스당 1280달러 수준입니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계산하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 이른바 '한 돈'이라고 부르는 3.75그램당 원화 가격으로 말씀드리면, 당시 25만 원 선까지 치솟았다가 지금은 17만 원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아, 물론 금은방에 갔더니 그 가격 아니던데, 하실 수 있겠지만, 소매 가격은 금 자체의 가격 말고도 공임 비용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끼어 있기 때문에 더 비싸게 책정됩니다.
어쨌거나 금 가격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금이라는 게 장신구를 위한 소비재, 산업용 재료 이외에도 실물 투자 수단, 이라는 여러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만,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대체로 경기 전망과는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2011년 9월에 엄청났던 금 가격은 미국이 이른바 '양적 완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달러가 시장에 엄청나게 풀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달러 가치가 떨어지니 확실한 실물,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렸고, 그래서 금 가격이 뛰었다는, 그런 얘깁니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른다, 이건 금이든 뭐든 당연한 경제 법칙입니다.
그런데, 금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우리나라의 골드바 시장만은 여전히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실제로 1kg에 5, 6천만 원씩 하는 골드바를 사려고 해도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1, 2개월 기다려야 하는 수준입니다.
전문가들도 우리나라의 이런 상황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올해 초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2천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이 세금을 줄여야 할 필요가 생겼고, 마침 값이 떨어져 있는 금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얘기입니다.
어차피 오래 가지고 있을 자산이기 때문에, 지금 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요즘 활기를 띄고 있는 골드바 거래가 어떤 형태인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금 거래를 할 때에는 금융기관에 돈만 예치하고 시세에 따라서 금을 사고 파는 거래를 할 수도 있고, 직접 실제 금을 받아서 가지고 가는 - 은행 금고에 넣을 수도 있겠지요 - 거래를 할 수도 있는데, 요즘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실물 금거래가 활기를 띄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은 금값 내렸으니 금반지 하나 사볼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귀금속 상가가 밀집해있는 서울 종로 지역 상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무리 금 가격이 떨어지고는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옛날에 돌반지 하나가 5, 6만 원 하던 시절의 금값만을 기억하고는 너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귀금속은 사치재이기 때문에 경기의 영향을 직접 받는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종로 지역 상인들은 여전히 시름이 깊습니다.
불황 속 양극화가 금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13일) 8시 뉴스에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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