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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시영의 공포영화에 비명이 없는 이유

[인터뷰] 이시영의 공포영화에 비명이 없는 이유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해서인지 진지한 정극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더 웹툰'은 지윤이라는 캐릭터의 드라마가 강렬해서 단숨에 끌렸어요"

이시영은 에너제틱(energetic)한 여배우다. 굳이 권투를 즐기는 여배우라는 점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보여줬던 연기만으로도 얼마나 활기찬 기운을 쏟아내는 연기자인지를 알 수 있다. 

지난 2월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상큼 발랄한 매력을 뽐냈던 이시영이 이번엔 호러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공포영화 '더 웹툰:예고살인'(감독 김용균)을 통해서 말이다.

'더 웹툰'은 인기 웹툰 작가의 작품 내용과 똑같은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내용을 담은 공포 영화. 이 작품에서 이시영은 의문의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웹툰 작가 '강지윤'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웹툰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트렌디한 소재이기도 하고, 편집에서 자유로운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 그림은 표현하는데 한계가 없으니, 웹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실사보다 더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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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형식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캐릭터에 깊이 매료됐다고 말했다. 이시영은 "'지윤'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었다"면서 "재능이 없는데 끊임없이 열중하는 모습, 간절하게 원하는데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충분히 연습해 준비됐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연기가 잘 안 되어서 자괴감에 빠진 경우를 나도 수없이 겪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공포 영화의 여주인공이지만, 이시영은 영화 속에서 1~2번 외에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일부러 비명을 많이 지르고 싶지는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의견이 같았다. 소리를 통해 관객의 공포를 자극하기보다는 극의 흐름 안에서 자연스러운 긴장감과 공포를 전달하고 싶었다. 지윤이가 비명을 지르는 건 생명의 위협을 느낄때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데뷔 이래 첫 공포영화에 도전한 이시영은 이 작품의 의미를 도전보다는 학습에 두었다. 스스로 연기의 단점을 많이 발견했고, 고쳐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중저음인데다 호흡할 때 발음이 명확히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 때문에 취조신에서 감정이 충분히 나오지 못했더라. 노력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또 후반부 토크쇼 신의 경우는 너무 촌스럽게 연기를 했더라. 트렌디함을 내세우는 우리 영화에서 내 연기 때문에 10년 정도 후퇴한 느낌이 들 정도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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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가혹했다. 그 이유는 자신이 '타고난 연기자'가 아닌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연기에 있어 재능이나 끼만큼 중요한 것이 노력이라는 것을 믿기에 부단히 노력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내가 끼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배우를 하면서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려고 한다. 일단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신의 대사를 녹음기에 녹음한다. 드라마는 해당 신을 촬영하고 나서 녹음분을 지우는데 영화는 재촬영도 많으니 안 지우고 둔다. 한 신에 8번까지 녹음해 대사톤, 감정까지 확실히 잡아둔다"

비록 28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부단히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이시영은 데뷔 이래 로맨틱 코미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뽐내왔다. 그 결과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하지만 장르가 편중된 면도 적지 않다. 변화에 대한 의지도 있을 터.

"물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해보고 싶다. 액션이나 멜로에도 욕심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그런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나는 잘할 수 있어요. 시켜 주세요'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변화에 대한 의지를 자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시영은 연간 평균 두 작품 이상을 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작에 대한 피로감은 없느냐고 묻자 "현장이 힘들다면 힘들 수도 있지만, 그조차도 행복하다. 특히 올 초 '남자사용설명서'를 하면서부터 현장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시작했다. 갈수록 영화의 매력을 느낀다. 끝날 때마다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든다"는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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